지난 26일, 북한 무인기 5기가 영공을 약 5시간 동안 휘젓고 다녔지만, 우리 군 대공 방어 체계는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었다. 합참에 따르면 현재 우리 군은 3m급 이하의 소형 무인기를 탐지 및 타격하는 데에 제한적이며, 급하게 공중 전력을 투입했지만 민가 피해가 우려돼 적극적인 격추 시도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군 대비 태세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 군은 사건 이후에도 27일과 28일 전투기를 출격했다. 레이더로 봐선 무인기인지 새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대응 전력을 신속하게 투입한 것이다. 그런데, 군이 현장에 출동한 결과 미상 항적의 정체는 북한 무인기가 아니었다.
미상 항적에 비상 전개
알고 보니 새 떼와 풍선
지난 27일, 인천 강화군 일대에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항적이 포착되어 우리 군은 전투기와 공격 헬기 등 타격 자산을 줄줄이 출격했다. 조종사가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해당 비행체는 무인기가 아닌 새 떼로 파악되었고, 같은 날 강원도 원주와 횡성에서도 무인기 관측 신고가 이어졌지만 역시나 새 떼였다.
이튿날 새벽, 또다시 정체를 알 수 없는 항적이 레이더에 잡혔고, 공군은 비상대기 중이던 전투기를 긴급 출격해 경기 북부와 인천 상공 등으로 전개했다. 출동해보니 미상의 비행 물체는 다름 아닌 풍선이었다. 연이틀 발생한 해프닝에 정치권 안팎에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군은 출동 당시 항적과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분석에 나설 방침이다.
“새벽에 이런 굉음이…”
전투기 소음에 민원 잇따라
새 떼와 풍선을 무인기로 오인하여 전투기가 출격하자, 인근 주민들은 소음 피해를 겪고 있다. 28일 새벽 0시 40분에서 1시 사이에 인천과 서울 북부, 경기도 고양 등에서 전투기 굉음이 들린다는 신고가 잇달아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굉장히 큰 괴소음이 나서 경찰에 문의했다”라며 “무인기로 난리인데 불안해서 잠이 안 온다”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SNS 등 온라인에서도 ‘이 시간에 전투기가 날아다닌다’, ‘굉음이 들려서 온 가족을 깨웠다’ 등의 게시물이 이어졌고, 일각에서는 전투기 전개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드론에 너무 과도한 대응?
국방부의 향후 계획은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드론은 드론으로 대응하든가 통제력을 잃게 만들든가 다른 스마트한 대비 태세를 강구했어야 됐는데 전투기를 띄우고 공격헬기를 띄우고 굉장히 거창한 작전을 했다”라며 “파리 한 마리를 망치로 잡으려는 식의 대응으로 오히려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응할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국방부는 ‘2023~2027 국방중기계획’을 공개해 북한 무인기 대응 예산을 공개했다. 해당 계획에는 무인기 탐지자산과 소프트킬, 하드킬 무기체계 사업 총 4건에 5,600억 원을 투입하는 내용이 반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