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크리스마스 혹은 새해를 기점으로 종전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연말연시 각지에서 공습으로 인한 피해가 보고되었다. 새해 첫날에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자폭 드론과 미사일을 통한 폭격에 나섰고, 공습경보 발령에 주민들은 자택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2022년 마지막 날부터 사흘간 이어진 러시아의 무차별 폭격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이용한 장기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도록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해 첫날까지 감행된 러시아군 공격에 키이우에서는 최소 5명이 숨지고 100명에 가까운 부상자가 속출했는데, 러시아군 자폭 드론 잔해에는 섬뜩한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놀이터에 떨어진 자폭 드론
잔해에는 “해피 뉴 이어!!!”
1월 1일 자정이 지나자마자 러시아군은 키이우에 자폭 드론 폭격을 가했고, 일부 주민은 창밖으로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소리치며 항전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드론 공격 이후 안드리 네비토프 키이우 경찰서장은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렸고, 해당 사진에는 러시아군 자폭 드론 잔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가 운동장 위에 놓여있었다.
Geran-2라는 표기로 보아,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인수한 샤헤드-136 자폭 드론인 점이 확인되었고 그 위에는 빨간색 손 글씨로 “해피 뉴 이어!!!”라는 문구와 함께 선물 상자, 폭탄, 폭죽 등이 그려져 있었다. 네비토프는 사진 속 드론이 전쟁터가 아닌 아이들 놀이터에 떨어졌다고 전하며 “이것이 테러리스트 국가와 그 군대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전부입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폭격에 민간 피해 발생
드론 시설 겨냥했다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2년 마지막 날 우크라이나 전역에 최소 30여 기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새해 첫날 당국이 격추했다고 밝힌 러시아 무인기는 무려 45기에 달하며, 폭격은 군사 목표물이 아닌 주요 기반 시설과 주거 건물 등 민간 피해를 낳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했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드론 시설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고,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깊숙한 지역에까지 드론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주 주지사 알렉산드르 보고마스는 국영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드론이 클리몹스키 구역에 공격을 가했다”라며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관내 에너지 공급 시설이 파괴되고 주거 지역에 정전이 발생해 수습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민간인 공격은 참…”
네티즌들의 반응은
한편, 러시아 자폭 드론에 새겨진 신년 인사에 네티즌들은, “전쟁에 새해가 있나요…”, “폭탄 던지면서 해피 뉴 이어라니!”, “저건 사이코패스 아닌가”, “악마가 따로 없다”, “그만 전쟁을 멈췄으면”, “민간인 학살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 “정말 잔인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4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기차역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피란민 등 최소 50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사일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어린이는 모두 5명이었는데, 역 앞에서 발견된 미사일 잔해에는 ‘아이들을 위하여’라는 러시아어 문구가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