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은 바다를 끼고 있는 군사 강국에는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따라서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은 해양 국가들은 이미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항모를 갖기 위해 다년간의 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섬나라이자 세계적 해군 강국인 일본도 빠질 수 없다.
하지만 일본은 항모를 새롭게 건조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 상황에 부닥쳐있고, 이는 일본으로 하여금 정도가 아닌 다른 길을 걸어가게 했다. 최근 일본은 다용도 운용 모함인 이즈모급의 고정익기 운용이 가능하도록 개보수를 마쳤다고 밝혔으며, 이는 곧 일본 해상자위대가 항공모함을 보유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항모이지만 항모가 아닌 선박
대잠 작전하기 위한 핼리콥터 모함
이즈모급은 사실 처음부터 항공모함을 상정하고 기획된 선박이다. 만재 배수량 27,000t을 갖춘 헬리콥터 모함으로 계획된 이즈모급이었기에, 일본은 태평양 전쟁 이후 80년 만에 처음으로 항공모함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고정익 함재기를 탑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에 묵묵부답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일본 항공자위대의 조기경보통제기인 E-767과 연계하여 대잠 작전을 실시하는 헬기들의 모선이 되어준 것이 이즈모급이었다. 하지만 당시까지도 이즈모급은 확실한 고정익기 운용은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였으나, 이후 2019년 중기 방위력 정비 계획에서 F-35B 도입이 결정됨과 동시에 진정한 항공모함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헬기는 모두 무인기로 교체한다
수직이착륙기 운용이 가능해졌다
또한 일본이 현재 운용 중인 헬기들의 퇴역을 서두른다거나, 도입 예정이었던 헬기 주문을 취소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헬기 전력을 무인기로 전환하려는 일본 자위대의 계획이었으며, 여기에서 역할을 잃은 이즈모급을 진정한 항모로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계획하에 1번 함인 이즈모와 2번 함인 카가에 대한 개보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선수 등에 대한 대대적인 성형이 이루어졌고, 비행갑판에 대한 내열 코팅까지 완료되면서 사실상 완전한 항공모함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본 해상자위대가 도입한 F-35B가 탑재될 예정이다.
미 해병대도 착륙 경험 있다
일본 군사력 증강 본격화
이미 지난 2021년 미 해병대 소속의 F-35B가 탑재 관련 비행 작전 수행을 위해 이즈모급에 착륙하게 되면서 실전에서도 경항공모함 급으로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이는 곧 일본이 태평양, 인도양 부근에까지 항모를 통해 공중 전력을 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일본은 과거 태평양 전쟁 이전에도 이런 식으로 자국이 보유한 군함의 양을 속이곤 했는데, 물론 이것이 국제법에 위배될 정도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해군력 강화를 위한 행보가 노골적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