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중국의 대규모 무력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스이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9일 SNS를 통해 “동부전구는 대만 섬 주변 해상과 상공에서 연합 작전 순찰과 실전 훈련을 했다”라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8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중국군 군용기 57대와 군함 4척이 대만 인근에서 포착되었고, 그중에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H-6 폭격기도 동원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의 이 같은 군사 행동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미국의 양안 관계 개입을 차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향후 5년간 대만에 100억 달러(한화 약 12조 4천억 원)를 융자 형식으로 지원하는 국방수권법 통과와 대만해협을 가로지르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는 등 중국의 반발에도 한결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 간의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는데, 최근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전제로 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2026년 중국의 침공 가정
관련국 모두 막대한 피해
CNN이 입수한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워게임 보고서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다. CSIS는 “기존에 진행된 대만을 둘러싼 전쟁 시뮬레이션이 너무 불투명해 실질적인 시작을 제공하기 어렵다”라며 프로젝트 진행 이유를 설명했다. CSIS는 중국이 2026년에 대만을 침공한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총 24번의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시뮬레이션 결과 중국은 침공에 실패할 것이며 관련국 모두가 막대한 피해를 입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국은 패배나 다름없는 승리를 의미하는 ‘피로스의 승리’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는데, 미군 병력 손실은 항공모함 2척과 전투함정 1~20척이며 전쟁 초기 3주 동안 병력 약 3,200명이 사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간 목숨을 잃은 병력 규모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보고서는 “이러한 손실은 수년 동안 미국의 글로벌 입지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서술했다.
중국군은 붕괴 수준 피해 예상
대만은 물론 일본까지 영향권
미국의 패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에서 중국군은 혼수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CSIS는 “중국 해군은 궤멸, 핵심 상륙 부대는 붕괴할 것이며 수만 명의 군인이 전쟁 포로로 붙잡힐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외에도 약 1만 명의 군인이 사망하고 155대의 전투기와 138척의 주력 군함이 파괴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군은 붕괴 직전 상태에 놓일지언정 무너지지는 않으것으로 예상되었는데, 보고서는 “약 3,5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해군 전력 26척이 모두 침몰할 것이며 전력을 비롯한 기본 서비스가 없는 섬에서 경제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관련국으로 CSIS는 일본의 피해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일본 영토 내 미군 기지가 중국군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일본군이 100대 이상의 전투기와 26척의 전함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상황 달라”
선제적 조치 필요성 제기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중국과 대만, 미국, 일본은 엄청난 전쟁 비용을 치러야 하며 인접국은 우리나라도 개입될 우려가 제기된다. CSIS는 해당 전쟁이 우크라이나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마크 칸시안 선임고문은 “전쟁이 시작되면 대만에 각종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보급품을 보낼 수 있었던 것과 매우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서는 24번의 시뮬레이션에서 중국의 장악을 막는 데 필요한 4가지 요인이 발견되었다. 우선, 대만의 지상군은 중국의 상륙 시도를 저지할 수 있어야 하며 미국은 멀리서 한꺼번에 공격하기 위해 장거리 대함 미사일을 보유해야 한다. 이에 더해, 본격적인 교전이 시작하기 전에 미국은 자국군을 투입하여 즉시 군사적 개입을 시작해야 하며 주일미군 기지를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