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용산 상공 비행금지구역(P-73)을 침입하는 등 우리 영공을 휘젓고 다닌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 이후, 우리 군 대응 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군에 따르면 오전 10시 25분께 육군 1군단은 무인기 이상 항적을 처음 포착했지만, 서울 상공을 지키는 수방사나 상급 부대인 지상작전사령부에 즉각적인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전군 지휘권을 가진 국방부 장관마저 11시 50분쯤 해당 사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전비태세검열실은 관련 조사에 나섰다. 이에 따라 문책 범위에 귀추가 주목되는데,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SBS에 “총체적 부실 대응의 중심에는 합참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비태세검열실이 합참 소속인지라 고위장성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겠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그리고, ‘합참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김승겸 합참의장을 비롯한 지휘부의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주요 자산 점검한 합참의장
대북 경고 메시지로 풀이
문책 가능성이 제기되던 지난 9일, 합동참모본부는 김승겸 합참의장이 공중기동정찰사령부와 해군작전사령부, 잠수함사령부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특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할 수 있는 도산안창호함을 방문하여 대함·대잠작전 수행 능력과 탑재 무장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잠수함사령부 방문에서 “잠수함은 국가안보의 핵심 전략 무기이자 적에게는 두려움을 주는 비수와 같은 존재다”, “유사시 일격에 적의 심장부를 마비시킬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행보는 무인기 도발 등 안보 위기 상황에 주요 자산을 점검하는 장면을 공개하여 대북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SLBM 탑재한 국산 잠수함
예산 투입해 추가 확보 예정
우리 군 최초로 SLBM을 탑재한 3천t급 국산 잠수함인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은, 핵무기는 없지만 수직발사대 6기를 탑재하여 정밀타격 능력을 갖췄다. 잠수함 특성상 작전적 측면에서 은밀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전쟁 억지력을 가진 전략 무기로도 꼽힌다.
국방부가 공개한 ‘2023~27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우리 군은 내년부터 5년 동안 방위력개선비로 107조 4천억 원을 투입하여 북한 핵·대량살상무기 위협 대응을 위한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에 중점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포함된 사업으로는 공군의 F-35A 20대 추가 구매, 전술지대지유도무기 전력화와 함께 SLBM 탑재 중형잠수함 추가 확보가 포함되었다.
더 강력한 억지력 확보?
직면한 문제는 인력 부족
일각에서는 “핵탄두가 없는데 무슨 소용이냐”, “핵추진 잠수함이나 확보해라” 등 더 강한 억지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피력하지만, 실제로 SLBM 능력을 갖춘 잠수함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우리 군이 직면한 문제는 따로 있는데, 바로 운용 인력 부족이다.
장교와 부사관 등 핵심 인력 유출은 최근 전군에 걸쳐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해군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712명의 잠수함 승조원을 양성했지만 절반 이상인 368명이 이탈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도화된 기술과 첨단 무기 확충에 따라 인력 충원은 중요한 과제이기에, 간부 처우개선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