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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시모프 Aug 08. 2022

산책하다 발견하는 독특한 가게 입구들

눈을 돌려 주변을 보면, 재미있는 것투성이다

모란역 주변에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다. 큰 프랜차이즈 가게보다는 오래된 건물과 술집들, 조그맣지만 특이한 카페가 많아서다. 여행이라는 건 멀리 슝 하고 날아가 보는 것도 좋지만, 내가 가보지 않았던 골목을 걷거나 눈길을 주지 않았던 길 옆에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의외로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카메라를 들고, 모란역 옆 한 블록을 살짝 돌아다니며 찍은 것들이다.


짓다만 건물처럼 생긴 이곳은 성지술례라는 술집이다. 입구는 저기 보이는 공중전화박스다. 공중전화박스를 말고 들어가면 술집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매트릭스도 아니고.
빌라 안쪽에 앤티크 한 버려진 장롱이 있다. 여기는 무무라는 술집 입구다. 장롱이 열리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평소 장롱은 자물쇠로 닫혀있다.
이 무성의해 보이는 간장집과 빨강물고기, 까시물고기는 사실 한 집에서 운영하는 횟집이다. 간판은 가족분이 직접 그리셨다고 사진 찍는 동안 주인분 어머니께서 나와 말씀해주셨다.
마트에서 쌀을 사 먹는 시대에, 이렇게 옛날식 쌀집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게 신기하다. 아직도 운영 중인 것 같다.
주택 지하에 만들어진 카페 '땅쏙'. 입구는 그냥 반지하로 들어가는 집 입구처럼 생겼다. 위치도 주택가라, 미리 알지 않으면 찾기도 힘들다.
운영을 하지 않는 고물상에는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숲이 되었다. 도심 한 복판에 디스토피아가 펼쳐진 듯하다.
블랙 빔 호텔. 저 책장을 옆으로 밀면 영화에서 나오는 비밀통로처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동네는 길냥이들이 참 많다.
골목골목 이렇게 특이한 형태의 건물들이 아직 남아있다. 막다른 골목에 지어진 집에는 계단과 비탈길이 같이 있어 신기했다.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는 형태의 연립주택. 계단과 복도가 모두 오픈된 모습이 이 건물들의 연식을 말해준다.


단지 한 블록만 살짝 돌았을 뿐인데도 이렇게 신기한 건물들이 많다. 나야 산책하면서 매번 보는 거지만, 볼 때마다 재미있어서 사진으로 남겨놓고 싶었다. 옆 블록, 또 옆 블록으로 가면 거기에도 재미난 것들이 많다. 산책할 때는 이런 것들을 보며, 과연 저 건물은 언제 생겼고 왜 지어졌는지, 이 가게는 왜 입구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생각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게 된다.


오늘도 무더운 날씨를 헤치며, 슬리퍼를 끌고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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