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밖의 님을 기다리다 꽃으로 변했다는 능소화. 우리 동네에는 한 여름에 능소화가 정말 흐드러지게 피는 능소화길이 있다. 하지만 여기는 '능소화길'이 공식 길 이름도 아니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도 아니어서 성남에 사는 사람들도 잘 모른다. 아파트와 공사장, 공원 사이에 난 작은 1차선 도로 한쪽 담벼락에 잔뜩 심어져 피어있는 능소화들. 한강까지 갈 것도 없이, 여름에 이곳에 가면 능소화를 원 없이 볼 수 있다. 한파가 몰아닥치는 지금, 재작년 무더운 한여름에 찍어두었던 능소화길이 떠올라 사진을 꺼내보았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때의 뜨거운 햇살과 더위가 떠오른다. 올여름도 다시 뜨겁겠지. 이번엔 핸드폰 카메라 말고, DSLR을 들고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