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역 9번 출구에서 성수초등학교가 있는 골목으로 쭉 따라 들어가면,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 잡은 수진 공원이 있다. 다른 여느 벚꽃나무들과 다르게 이곳은 조금 특별한데, 보통 벚꽃나무들은 높게 자라지 않도록 하고 굵은 가지가 사람 눈높이에 있게 된다. 하지만 이곳은 품종이 다른 건지,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 자라게 한 건지 정말 하늘 높이 자라서 사실 잘 보이지 않는다. 10미터도 훌쩍 넘는 높이에 피어난 벚꽃으로 된 터널을 통과해서 공원 꼭대기로 올라가는 길은, 사진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을 정도로 신비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공원 바닥에 벚꽃 잎이 카펫처럼 깔려 있다.
정말 높은 곳에 벚꽃들이 피어 터널을 만들고 있다
하늘을 뒤덮은 벚꽃
물론 바닥에도 몇 개 피어있긴 하다
중간 테니스장 옆 정자에 피어있는 벚꽃
아이들이 꽃을 날리며 사진을 찍고 있다
노을이 벚꽃을 물들이고 있다
이미 꽃이 많이 져서, 꽃받침 색이 더 두드러진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단풍나무
사진을 찍다 보니 헤드폰에 꽃잎이 들어가 버렸다
모란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찍은 건물들. 성남은 참 희한한 건물이 많다.
정말 오래된 연립주택. 80년대에나 보던 건물 같다.
골목을 돌아 돌아 나오면 있는 특이한 가게. 사실 오토바이 관련 매장인데, 너무 인스타감성의 카페처럼 만들어져 있다. 심지어 앞에는 카페가 아니니까 들어오지 말라고 쓰여있다.
수진공원의 벚꽃은 꽃이 가까이서 엄청나게 흐드러져 피어있는 공원은 아니지만, 한적하고 자연스러운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올해는 개화가 빠르고 지는 것도 빨라서, 이미 꽃을 느끼기엔 시간이 지나버렸지만 성남에서 한 번쯤 소소하게 가볼 만한 곳이다.
*수진역이 아니라 모란역인데 왜 수진공원이냐하면, 여기가 수진동이니깐.. 모란역이라는 역명은 지역명이 아니라 5일장 이름이다. 군인들 모아서 이곳 시장을 만들고 지역을 개척한 김창숙의 단체 이름이 모란개척단이었다. 그 이름은 김창숙의 고향이 평양이라 모란봉에서 따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