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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문

그 아이가 자고 있어

그 아이가 자는 동안 세상은 춤을 추었다.

by 박경민


반짝이는 햇살 한 줌이

너의 머리 위로 내려앉고

유리처럼 맑은 공기가

너의 뺨 위에서 흔들리고 있어.


곱게 포갠 두 손은

너만의 포근한 베개가 되고

너가 기대어 잠든 소파는

단꿈을 감싼 침대가 되었지.


거실 텔레비는 쉬지 않고

사랑 노래를 흘려보내고,

머리맡에 놓인 휴대폰 진동은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고 있네.


너는 눈을 감은 채로

꿈속에서 신나는 춤을 출까?

나는 숨을 죽인 채로

잠든 너를 보며 기쁨의 춤을 추는데.


저기, 저기에

그 아이가 자고 있어.



— inspired by Fishmans, あの娘が眠ってる(1991)


https://youtu.be/kTTx4kOhP1I?si=-Zh3PNG1us0cp95R

Fisnmans - あの娘が眠って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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