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과 5월을 거쳐 6월까지 다시금 미니멀과 심플 라이프를 바라보며 부지런히 몸과 마음을 재촉한다.
이번 달에는 5월부터 차곡차곡 모으던 기부물품들을 박스에 담아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였다.
사진을 찍어놓고 다시 바라보면서 이렇게 낡은 상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나처럼 청승맞게 이사는 일반 이사만 고집하고 상자를 바리바리이고 지고 살까 싶기도 했다.
솔직히 내 주변에서 나처럼 사는 사람 한 번도 못 봤다.
괜히 상자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왼쪽에 박스들은 마트에서 배달시키며 함께 온 상자지만 그 옆에 테이프 자국 죽죽 붙어 있는 상자는 우리 집에 온 지 한참 되었다. 일회용품으로 사용되는 택배박스를 구입한다고 시어머님은 난리 시기도 했었지만 그땐 내 짐을 대형마트에서 가져온 박스에 담아놓는 게 싫었다. 정갈한 박스가 필요했다. 그렇게 내 고집으로 지난 2015년에 20개가량을 구매해서 온 가족 짐을 담고 1번 1번 1번 1번.. 4번의 이사를 함께한 고마운 존재이다. 이제는 자신의 마지막 소임을 이렇게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는 상자로 사용되니..
상자야 참 넌 잘 살았다.
이제는 딱 4개 남았고 아마 그것들도 언제가 나눔을 위해 사용되겠지..
한 달에 한번 도서관에서 구입할 책을 선정하는 봉사를 한다. 다양한 책도 구경하고 토론도 하며 아이들에게 양질의 책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간혹 회의를 진행하다 보면 많은 출판사들과 단체에서 도서들이 기증된다. 하지만 모두 도서관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나도 몇 년을 보니 이제야 좀 상황판단이 서곤 하니.. 함께하시는 사서 선생님은 매의 눈이 특히 대단해 보인다.
나도 집에 있는 책들을 정리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알라딘 교보문고 중고사이트 등 팔고 싶은 마음도 많이 들었다. 상당히 귀한 절판 자료인 데다 팔면 돈 좀 될 것 같은 느낌? 하지만 다 함께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이번에 기증 심사에 내 책들도 끼워 넣었다. 끼워 넣고 보니 트레이 전부가 내 책인 것 같은 느낌.. (사실 이번 달엔 기증 도서가 10권 미만) 아이들과 사용하려고 준비한 원서들도 마음을 내려놓고 기부했다.
돈을 번 것 같이 기뻤다. 물론 이 중 도사관 자료로 선정이 안되고 나눔 도사로 선정된 책들도 있지만 상당히 가치 있는 일을 한 것 같다. 함께 나누기와 함께 읽기. 내가 글을 써서 브런치에 올리면 항상 라이크를 눌러주시는 고마운 분들과 내 생각을 나눌 수 있어 좋다. 이렇게 생각 나누기와 생활 나누기도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