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슬픈 표정을 하겠습니다,
말하는 나는 이미 슬프지 않고
이제부터 눈물을 흘려보겠습니다,
말하는 나는 이미 꽁꽁 얼어붙었고
너의 꼬리를 붙잡으려는 족족 나는 실패하여
기꺼이 미련 없이 보내주면은 언젠가
묵묵히 제 방을 찾아와서는 그동안 왜 나를 찾지 않았나요,
원망하는 너의 말에 나는 잠시 말을 고르다가
아직은 봄이 오지 않았다고, 그러니까
다음에 보자는 말과 함께 철컥 방문을 걸어잠근다
때늦은 슬픔은 번번이 나를 울리는 데 실패하고
주인을 찾지 못한 울음은 울멍울멍 덜 녹은 수면 위를 떠돈다
내일 아침 방문을 열면
문 앞에 여전히 네가 있을까
문틈으로 기어이 너는
새어나와 봄을 만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