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을 들여 생각했다.
나는 너와 연락을 끊고 싶다.
나를 못됐다고 했던, 너의 말이 상처가 됐다고 했던, 그러니까 우리가 멀어지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나 때문이라던,
마침내 나도 너와 멀어지고 싶다.
네게 서운했다고, 나는 네가 필요했는데 나 없이 태평하던 네게 화가 났다고, 그 울분이 여지껏 남아 있다고,
진심으로 그 말을 내뱉던 나는 이제 여기 없다.
그러니까 네가 축하를 구할 때
기꺼이 너를 축복하겠지만
나는 너의 축하를 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네가 붙잡아도 나는 붙잡히지 않을 것이다.
너는 과거다.
너는 그래야 한다.
그 결단이 어쩌면 미련과 상처의 방증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