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10월 5일의 기록

by 이희구

어릴 때 꾼 악몽은 사람 잡아먹는 사냥개에게 쫓기는 액션 스릴러 장르였는데,

어른이 되어 꾸는 악몽은 일터에서 일에 파묻히는 오피스물이다.

긴 연휴 중 이틀을 잠에 쏟아부은 결과가 이거라니, 억울하다.


악몽을 털어내고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을 보았다.

열일곱에 만나 이십 대 시절을 누구보다 가깝게 지내고, 서른을 지나 무려 3여 년을,

서로 서운하다, 내가 미안하다, 잘 지내보자, 등 진실한 말과 빈 말을 주고받다 헤어진 친구를 떠올렸다.

못된 것. 더 이상 관계를 이어나갈 여력도, 다시 연락할 생각도 없지만 떠올리면 이상하게 노여움이 먼저 인다. 아직도 서운한 마음이 큰 것은 그 아이에 대한 미련일까, 아니면 자기 연민일까.

어느 쪽이건 이 또한 악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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