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1일의 기록
지난주 일요일,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울었다.
갖고 있는 그나마의 취미, 영화 보고 책 읽고 글을 쓰는 행위를 올해는 거의 하지 못했다.
서글퍼서 눈물이 났다. 직장에서 자아 실현할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바빠야 하지? 생에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별다른 이유 없이 살았다.
그냥 살았다.
살갑게는 못해도 최대한 친절하려 노력하며 지긋지긋한 일주일의 시간을 지나왔다.
그러나 이게 연말이어서인지,
아니면 어제 10분만 기다리면 된다 해놓고 30분 동안 메뉴를 준비해주지 않고 컴플레인을 하자 내가 말도 못 하게 막아버리던 라멘집 사장님 때문인지,
아니면 엄마와 벌인 정치 논쟁 때문인지,
내 친절은 친절이 아닌 듯하고
나는 어른이 아닌듯하며
나는 그 무엇에도 정통하지 못한 사람인 듯하다.
아니, 그 무엇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인 것만 같다.
시간은 나를 옥죄고
사회는 내게 너무 어렵고
혈육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도종환 시인의 "바람이 멈추었다, 고요로 가야겠다"는 시를 읽으며
눈물 지은 게 엊그제였는데
나는 고요로 가지 못하고
여전히 바람 한 복판 속에 있다.
그럼에도
어이가 없는 건,
한 줌의 여유를 움켜쥐고
보다 나은 인간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나를 발견하는 일이다.
납득할 수 없는 것들에
지지는 말아야지,
이 생각이 25년을 마무리하는
나의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