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 VR이 새로운 기회인 이유
어릴 적 한 번쯤은 꿈꾸어 본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을 도대체 왜 글로벌 탑티어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본 텍스트에서는 가상현실이 기술적 장벽을 넘어서 왜 기업들이 주목할 만큼의 새로운 체계로 주목받는 것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페이스북이 Oculus VR이라는 가상현실 스타트업을 약 2조 4천억에 인수한 이래로 구글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Cardboard라는 Mobile VR 기기를 내놓고 최근에는 VR 사업부를 신설하였으며 애플은 VR 및 3D Interface 분야의 권위자를 누가 탐내 할 새도 없이 서둘러 모셔갔다.
필자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빅딜(Big Deal)처럼 큰 의사결정의 근거에는 VR에 대한 다음과 같은 비전(Vision)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가상현실을 구축함으로써 그 안에서 현실과 비슷하거나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이를 본인들의 주도할 수 있다.
조금 함축적인 위의 문장을 풀어서 이야기해보자.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과 비슷한 세상이 하나 더 존재한다면, 그리고 그 세상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화학적으로 강하게 결합된 환경을 만들 수만 있다면 그 세상의 내부 경제 체제는 현실 세계의 경제 체제와 통화(Currency)로 유통될 수 있고 이는 새로운 경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새로운 환경을 창조해내었고 이을 통해서 지식의 확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으며 송금/출금 등의 경제 통화가 동작할 수 있게 된 것처럼 VR은 인간에게 감각적으로 현실 세계와 비슷한 환경을 제공해줌으로 더 많은 가능성과 더불어 현실 통화가 유통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이는 새로운 경제 체제를 가져다줄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는 이 이야기가 허무맹랑한 꿈처럼 들릴 수 있다. 마치 디지몬 어드벤처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난 것과 같은 기분일 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해졌다.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할 만큼의 기반이 조성되었고 구현을 넘어서 상용화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VR은 사실 20년이 넘은 기술 분야이고 미래학자들이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공상과학 소설에서도 흔히 다루었던 주제이다. 그만큼 많은 시도들이 존재해왔으나 뚜렷한 기술적 한계로 인해 사람들이 범용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도대체 어떠한 기술이 필요했길래 불가능했을까?
간단히 VR을 구성하는 기술의 콘텍스트만 언급하면, 새로운 가상현실을 나타내 줄 디스플레이(Display), 본 디스플레이에 3차원 공간을 렌더링(Rendering) 할 수 있는 SW, 본 렌더링을 원활히 서포트하는 GPU 및 CPU 설계, 사람의 머리의 자세(Posture)와 위치(Position)를 트래킹 할 수 있는 각종 센서(Sensor) 들이 종합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궁극의 최적화를 이루어야만 실감 나는 재현이 가능하다.
사실, 위의 기술들을 정말 실감 나는 형태로 구현한 글로벌 탑티어 기업은 현재로서는 페이스북에 인수된 Oculus VR인데 이들 역시도 당면한 과제가 있다. 실감 나는 재현을 위해서는 너무나 값비싸고 고사양의 하드웨어 자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Oculus VR가 금년에 내놓은 Oculus rift의 CV(Consumer Version)는 PC 기반이며 이들의 권장사항을 그대로 필자가 용산 전자상가에서 맞춰온 본체의 가격만 140만 원 대에 달했다. Oculus VR에서는 본 권장사항을 그대로 맞춘 Oculus Ready Bundle이라는 이름의 데스크톱 사양을 공개하였고 그 가격 역시 150만 원대를 호가했다.(HTC Vive 역시 최근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수냉 쿨러가 달린 $1700의 PC 권장사항을 발표하였다;;)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값비싸며 굵은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는 긱(geek)한 취미
여전히 위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VR은 이제껏 그래 왔던 것처럼 또 많은 이들의 외면을 받을 것인가..
하지만 현대인에게는 20년 전과는 다른 것이 하나씩 들려있다. 그것은 바로 스마트폰이다.
UHD, 4K까지 지원되는 인류가 탄생한 이래 최고의 해상도를 자랑하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있으며 이를 서포트하는 AP 및 고성능 GPU 그리고 머리가 어떤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자이로 센서, 중력 센서, 자기장 센서가 갖추어진 기기가 현대인에게는 하나씩 주어져있다는 것이다. 이를 실제로 구현한 제품이 상용화되었고 삼성과 Oculus VR의 합작품인 Gear VR과 구글의 카드보드 등이 있다.
이러한 모바일 VR에 대한 테크 트렌드를 살펴보면 삼성은 10만 원 대의 Gear VR을 최근에 내놓으며 가격을 통한 의지를 전 세계에 천명하였고 서두에 언급하였듯이 구글과 애플 역시 자사의 OS와 스마트폰에서 구동 가능한 모바일 VR기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 그들의 비전은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에서 이루어지는 VR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은 Android라는 무소불위의 모바일 OS 점유율을 자랑하는 OS를 보유하고 있는 최강자이며, 애플 역시 아이폰과 iOS로 스마트폰 등장 이래 약 90%의 해당하는 이익을 가져간 모바일의 선구자이다. 게다가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제조사로서 이름을 날렸던(?) 삼성, 그리고 제조사는커녕 OS를 보유하지도 않았지만 모바일 환경에서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 정도인 30억 명을 이어버린 최대의 플랫폼을 지닌 회사로 성장한 페이스북이 이를 이끄니 어찌 모바일 VR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우리나라가 올라탈 구석은 없는가. 필자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VR에서 몰입감 있는 경험을 선사하려면 아직도 기술적인 도전과제가 산재해 있다. 특히 본 분야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막론하고 도전과제가 산재해있으며 특히, 스마트폰 성장의 정체와 맞물려 있는 오버스펙의 반도체 신수요처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디스플레이 분야와 GPU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AP 설계, 모바일 램, 원활한 전력공급까지 새로운 기술적 과제가 산재해있으며 특히 모바일 환경이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뒷받침해야 하니 신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기술적 기반을 다져놓은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그 위에서 발생할 '콘텐츠'라는 궁극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져올 파급효과도 엄청날 것이다.
감히 예상컨대, 스마트폰과 모바일 환경이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 그들의 킬러 앱(Killer App)은 역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주 기능으로 하는 메신저가 차지했듯이, 이처럼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이자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서의 VR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다면, 그곳에서도 역시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이 등장할 것이고 그 커뮤니케이션 아래에 압도적인 신경제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Oculus VR의 CTO이자 VR의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는 천재 엔지니어 John Carmack의 "The dawn of Mobile VR"이라는 키노트로 마치고자 한다.
새로운 기회인 모바일 VR, 이러고도 주목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