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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캣테일 Feb 20. 2022

약 20년 공부 인생 돌아보기 [#00]

프롤로그 아닌 프롤로그

  나는 흔히들 올림픽 세대라고 부르는 88년생.


  올해 나이가 얼마인지 제대로 모른다. 35살? 34살? 33살? 제각각이다. 30살 이후로는 나이를 세지 않는다는 말이 자신이 늙지 않았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위한 구실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다. 세도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기에 나이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 30대 중반 나이의 2/3에 가까운 시기를 공부로 보냈다.


  아직 결과는 모르지만 지난 2월 9일 박사 논문을 발표하면서 일단 나의 기나긴 학문 여행은 잠깐의 마침표를 찍었다. 물론 지적 세례를 들어서 결과가 썩 좋지는 않아 보이지만, 정규 과정이 끝난 지금을 하나의 전환점으로 삼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배움 과정은 순탄치 않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 교육 과정 대부분을 거쳐왔다고 해도 될 정도로 다양한 학교에 소속되어 있었다.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전문대-방통대-4년제-대학원(석사)-유학(박사)라는 기나긴 길을 걸으면서 나름대로 깨달은 점이 있다. 그것을 여기에 오롯이 덤덤하게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30대의 적지 않은 나이에 이런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를 좋지 않게 보는 사람이 있으리라. 하지만 뭐 어떠리. 인생의 발자국을 되돌아보면서 그것이 일구어낸 그림을 조감도로 본다는 행위 자체가 지금의 나에게는 큰 의미를 지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눈앞의 높은 산을 넘지 않으면 나는 분지 지형에 갇혀 산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으리라. 하지만 산에 올라 주위를 둘러봄으로써 내가 있던 장소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새로운 목표를 정할 수 있었으리라. 어찌 보면 TMI일지도 모를 나의 발자국을, 조금씩이나마 브런치에 적어보고자 한다.


  내용은 학창 시절의 이야기나 공부 방법, 그 당시의 나의 상황을 다소 중구난방으로 흩트려놓는 방식이 될 듯하다.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여기저기 어질러 놓는 것처럼 나도 기억을 끄집어내 여기저기 두는 방식이 될 것 같다. 나중에 그것을 돌이켜보았을 땐, 내가 의도치 않은 어떠한 그림이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성격상 처음부터 거창하게 계획을 세우고 임하면 중간에 그만둘 확률이 100%에 가까우므로 취하는 일종의 배수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가볍게 시작하고, 명확한 방향성이 생기면 수정하는 식으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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