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동료 구하기

by 자몽버블티

사실 인도로 유학가게 될 거라는 사실을 끝까지 실감하지 못했다. 나는 돈이 아까우니 수시나 시험 볼 필요 없다는 아버지를 뒤로하고 몰래 수시 시험을 보러 서울로 상경을 하기도 했었고, 서울은 아니었지만 지원한 학교 중 몇 군대는 합격을 하기도 했었다. 한국에서 대학교를 합격하면 인도에 가지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아빠한테 합격 소식을 얘기했을 때, 아빠는 왜 괜히 돈 아깝게 수시를 보러 다녔냐며 오히려 뭐라고 하셨다. 나는 그제야 내가 정말로 인도로 유학 가는구나를 실감했다. 혹시 모르니까 등록해놓고 휴학처리를 하지 않겠냐고 하던 엄마도 등록금이 아깝지도 않냐며 혼났다.


정말로 인도로 유학하게 되는구나 실감하자, 두려움이 몰려왔다. 전주에서도 동네를 벗어나 본적이 별로 없는 내가 다른 도시도 아닌, 다른 국가, 그것도 흔한 유학지도 아닌 인도라니. 항상 safe zone만 안주하던 내가,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다른 문화로 살아가는, 아는 사람 한 명 없고, 아는 장소 한 곳 없는 곳으로 가게 되는 사실이 큰 두려움으로 몰려오자 그때부터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러자, 아빠는 내게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제시했다.


"네가 혼자 가는 게 무서우면, 친구 한 명을 데려가던지."


그게 말이 되냐고 말하고 싶었다. 어느 누구가 곧 있으면 학교 졸업에 대학교를 갈 준비를 하는데 갑작스럽게, 그것도 흔한 미국이나 영국, 호주 같은 곳도 아니고 인도로 유학을 가겠다고 하겠는가? 그러나, 내가 인도로 유학 가는 것이 운명이었는지, 그런 독특한 친구가 있었다.


"나랑 같이 인도로 유학 갈래?"

"진짜? 그럼 나 우리 부모님께 여쭤볼게."


어쩌다 보니 인도로 유학가게 된 이야기를 고등학교에서 제일 친하게 지낸 친구에게 얘기했다. (친구의 이름은 가명으로 사라라고 하겠다.) 사라는 오히려 해외로 학교를 가게 된 나를 너무나도 부러워했고. 장난스레 그럼 같이 유학가지 않을래? 하고 묻자, 진심으로 부모님께 여쭤보겠다며 제의를 수락했다. 사라는 그렇게 정말 집에 가서 부모님께 말씀드렸고, 사라의 부모님은 우리 부모님을 만나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사라까지 인도로 유학 보내기로 결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놀라지만, 이것은 거짓 하나 없는 사실이며, 심지어 사라는 나보다 결정하는 시간이 훨씬 더 짧았다. 그렇게 사라까지 유학 길을 올라서게 되면서, 우리는 정말로 인도로 유학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남들은 수능 준비를 할 때, 사라와 나는 여유롭게 인도로 유학 갈 준비를 했다. 각자 알아서 영어 공부를 하고, 학교에 보낼 영문 서류들을 준비하고, 학교에서 보내온 몇 가지 서류와 간단한 시험을 봐야 했다. 인도와 연락하는 것은 여행사를 하고 계신 어머니를 통해 진행되었고 나와 사라는 남들이 미친 듯이 수능 공부를 하며 애쓰는 동안 그들과 달리 얼마 남지 않은 한국에서의 시간을 맘껏 즐겼다.


한국과 달리 학기가 6월에 시작하는 인도이기에 우리는 이제 다른 아이들이 새 학기가 시작되어 대학교를 들어가기 시작할 때, 인도로 들어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짐 목록을 정리하고, 구매하고, 짐을 싸고, 틈틈이 영어 공부를 하고. 우리가 가야 하는 지역에 대해서도 나름(?) 조사도 했다.


인도에 대해서 조사해도 나오는 것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 관광지에 대한 정보였고 우리는 인도의 관광지와는 아주 거리가 먼 도시였기 때문에 우리는 아무리 조사해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우리는 정말 맨 땅에 헤딩하듯 인도 유학길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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