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환 Jul 06. 2020

PM의 책임감

마음은 무겁지만 해볼 만한 PM이라는 일

"대리님. 죄송한데, 월요일에 20분 정도만 일찍 출근해줄 수 있나요?"

"과장님. 죄송한데, 월요일에 9시까지 출근해주실 수 있나요?"


월요일 아침에 운영 중인 서비스의 서버 이관 작업이 예정되어 있어서, 지난 금요일에 퍼블리셔와 개발자에게 각각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달라고 '아쉬운' 소리를 해야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유연근무제 시행 중이라, 평소 9시에 출근하는 퍼블리셔에게는  8시 40분까지 출근해달라고 했고, 10시에 출근하는 개발자에게는 9시까지 나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서버 이관 준비는 마친 상태이고 IT 담당 부서에서 도메인만 새로운 서버를 바라보도록 처리하면 되지만, 생각지 못한 오류로 인해 자칫하면 몇 시간 동안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어 이렇게 서버단 변경이 있을 때에는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혹시 모를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팀원들에게 조금 일찍 출근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죠.

저는 7시 30분에 회사에 나왔습니다.




아이가 다치면 부모를 나무라듯이,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지 않으면 PM(Project Manager)에게 가장 큰 책임을 묻습니다.

특정 팀원이 실수하거나 또는 거짓 보고(주로 당장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다 안된 업무를 다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 등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1차적인 책임이야 그 팀원에게 있다고 보지만, 그동안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한 PM도 함께 혼이 납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이 주는 중압감을 견딜 수 없는 사람은 PM으로 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 주변에도 이렇듯 PM의 책임을 떠맡기 싫어서 파트 업무만 맡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사람들의 의견도 존중합니다. 저도 그러고 싶거든요. 

그냥 잘하는 일만 잘하고 싶은 마음,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중압감을 떠안기 싫은 마음, 누구나 똑같겠죠.

하지만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누군가는 PM을 맡아야 한다는 사실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PM은 '프로젝트 최초이자 최종 책임자'입니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에 가장 먼저 투입되어, 가장 마지막에 철수하는 사람이 PM입니다.

프로젝트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총괄적인 지휘를 한다는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 모든 상황과 팀원이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PM의 역량에 따라 프로젝트의 성공과 실패가 갈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나니, "PM은 할게 못되는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꼭 이렇게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프로젝트의 성공이 PM의 역량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프로젝트가 무사히 끝나면 그 공의 상당 부분이 PM의 몫으로 돌아갑니다.

전에 직업으로서의 PM 글에도 올렸듯이 사람들이 다 알만한 서비스를 만든 PM이라고 하면, 직업을 이야기할 때도 편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한가운데에서 업무를 진행하게 되므로, 사람을 상대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맞을 수 있는 직업인 것 같습니다.




불안한 예감은 늘 적중하듯, 결국 오류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일찍 출근한 대가로 가장 먼저 오류를 발견해서 버그 리포팅을 할 수 있었네요.

저나 우리 회사 책임은 아니고, 이관 작업을 담당한 다른 업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지만 깔끔하게 이관 작업이 끝나지 않아 찜찜한 하루였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이번 PM은 개발을 너무 몰라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