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은 개발을 얼마나 알아야 할까?
나 : OO님. 메인타이틀 아래 이미지에 border(테두리)가 빠져있는데, CSS로 좀 넣어주시겠어요?
퍼블리셔 : 아, 그건 타이틀 포함해서 전체가 이미지라 디자이너한테 요청하셔야 해요.
퍼블리셔(디자인을 HTML 페이지로 만드는 사람)에게 오류 수정을 요청했더니 찰진(?)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업계 20년 차인데 또 실수 아닌 실수를 하고 말았네요.
"이번 PM(또는 기획자)은 개발을 너무 몰라서 함께 일하기가 힘들어요."
처음 일해보는 PM과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는 멤버들이 종종 이런 험담을 제게 하곤 합니다.
PM이 개발을 과연 얼마나 이해해야 할지 항상 의문이 듭니다.
PM만으로도 전문분야라 할 수 있어서 알고 해야 하는 일이 수없이 많은데, 협업을 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많다 보니 개발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 디자인, 퍼블리싱 등 대화를 섞고 업무를 요청하기 위해 알고 이해해야 하는 일들이 더 늘어날 때가 많습니다.
제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무슨 아무 말 대잔치와 같은 답변인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PM은 개발을 몰라도 상관없지만 많이 알수록 좋습니다.
단, 개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더라도 서비스가 어떻게 구동되는지, 서비스 흐름(flow)에 대한 이해는 필요합니다.
(몰랐더라도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에는 알게 됩니다.)
브런치 메인 상단 부분을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1번에 오타가 났다면 디자이너에게 이미지 수정을 요청해야 합니다.
2번 버튼을 "글쓰기"에서 "글좀 써볼까?"라고 수정하고 버튼 크기를 키우고 싶다면 퍼블리셔에게 요청해야 합니다.
3번 업데이트 내용이 원래의 계획대로 표시되지 않고 있다면 관리자 시스템에 공지를 등록한 담당자와 개발자에게 확인해 달라고 해야 합니다.
온라인 서비스를 만드는 프로젝트에서 무언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이 서버단에서 체크해야 할 부분인지 클라이언트단에서 확인해봐야 할 내용인지, 그리고 어떤 흐름으로 구동되고 있는 서비스인지 이해하고 있다면 PM 업무를 수행하기가 조금은 수월해집니다.
음식 맛이 이상할 때, 재료의 상태나 조합의 문제인지 아니면 양념이나 조리방식의 문제인지 안다면 음식 맛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물론 모른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때그때 묻거나 확인해가며 업무를 진행해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좀 더 서비스의 구조나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면 묻고 확인하는 과정이 줄어들 수 있고, 좀 더 수월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
결론.
서비스 구동 원리와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정도의 개발 이해도는 필요, 단 그 이상은 선택입니다.
몰라도 호기심을 갖고('개발은 내 전문분야 아냐.'라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씩은 묻고 이해하려 한다면 개발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일하는 데는 크게 문제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