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환 Jul 21. 2020

PM과 편집자

그들의 공통점

출판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저는 수년에 걸쳐 드라마, 영화, 책을 통해 '편집자'라는 업무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새로운 직업을 알게 해 준 것들은 일본 드라마 <중쇄를 찍자>, 영화 <지니어스>, 책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입니다.


'편집자'라는 직업을 알게 해 준 드라마, 영화, 책


간단히 설명하자면, <중쇄를 찍자>는 일본 주간 만화 잡지사에 근무하면서 만화 작가를 돕는 편집자 이야기, 영화 <지니어스>는 피츠제럴드, 헤밍웨이, 토마스 울프를 발굴한 편집자 맥스 퍼킨스와 토마스 울프와의 실화를 다룬 영화, 책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는 소설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마음가짐과 방법으로 소설가가 되었으면 하는지 쓴 책입니다.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에서는 편집자를 소설가가 가까워지면 안 되는 사람, 조금은 몹쓸 사람으로 다루고 있는데, 나머지 두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작가가 작품 활동을 하고 책을 내는데 중요한 조력자의 역할로 나옵니다.


이 책은 당신 겁니다.
난 당신의 글이 대중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도울 뿐이죠.
내가 할 일은, 좋은 책을 독자들에게 건네는 것뿐입니다.
- 영화 <지니어스> 대사 중


'편집자'의 역할에 대해 주인공이 이야기하는 대목입니다.

작가를 존중하는 마음가짐과 자신의 역할을 정의하는 것까지 잘 표현된 대사인 것 같습니다.




'PM'도 어쩌면 '편집자'와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히 편집자와 PM을 비교할 생각을 하다니! 편집자 분들께 죄송합니다.)

PM의 역할, 편집자의 역할 모두 '산파(産婆)'에 가깝습니다.

아이와 산모 모두 건강하도록 출산을 돕는 사람이 산파라면, 책이든 서비스든 좋은 '작품'이 나오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편집자와 PM인 것 같습니다.


PM도 무언가 만들어내기는 합니다.

하지만 원고지와 교정지는 책의 최종 산출물이 아니듯, PM이 다루는 문서들도 중간 산출물일 뿐입니다.

요구사항 정의서, 일정표, 착수/중간/완료보고서, 기타 PM이 만들어내는 문서들은 최종 서비스가 잘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도움자료들입니다. 프로젝트가 종료되더라도 보존되기는 하겠지만, 사용자들이 이 문서들을 볼 일은 없습니다.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들이 고민하고 고생하여 만든 결과물들이 결국 서비스화 됩니다.

그들이 프로젝트의 작가이고, PM은 그들이 좋은 서비스를 잘 만들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서비스가 이용자들에게 잘 건네 지도록 하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지금은 잔소리꾼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동료들이 언젠가 과거를 회상하며 '그래도 그 친구가 PM을 맡아서 프로젝트를 잘 끝마칠 수 있었지...'라고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제가 그렇게 일을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파견근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