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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환 Aug 07. 2020

브런치 작가 2개월 체험기

나에게 있어서 글쓰기란?

"글 쓸 거지?"

"글 쓸지 서평 쓸지 고민 중이야."


얼마 전 야행성이라 주로 밤에 무언가를 하는 아내가 5시에 일어난 나를 보자마자 물어왔다.

내가 글을 쓰는 방에서 아내는 짐을 정리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잠에서 깬 나를 보자 자리를 비켜주려 했다.


나는 뭘 하던 거실에서 노트북이나 PC로도 할 수도 있었기에 그냥 하던 정리를 마저 하라고 하고 나왔다.


아이는 내가 브런치나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볼 때, 중간중간 본인 이야기가 나오면 재미있어한다.

특이 이번에 얼마 전 올린 <브런치는 게임이다> 글은 게임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지 유독 재미있게 읽은 듯하다.


어느덧 집에서도 '글 쓰는 사람'으로 포지셔닝된 것 같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오늘까지 올린 글의 수가 24편이다.

2개월 전에 작가 승인을 받았으니, 평균 2.5일에 한 편씩 글을 올린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더 부지런히, 매일 한 편씩 글을 쓰고 싶었지만 전업 작가가 아닌 이상 쉽지 않은 일 같다.


살면서 이렇게 장기간 정성 들여 글을 써본 적이 없었다.

요즘 유행하는 '부캐'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직장을 다니는 내가 있고, 글을 쓰고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작가' 캐릭터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브런치를 하기 전에는 '멍 때리는' 시간에는 이런저런 상상을 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가끔 멍 때릴 때 글로 상상하고 있는 나를 보고는 놀랄 때가 있다. 상상을 글로 하게 되다니!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의 변화가 조금씩 느껴진다.




소통은 양방향이다.

읽기만 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지식을 받아들이기만 할 뿐, 내 안에서 나를 뚫고 나오는 아웃풋(Output)이 있어 이것이 또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아웃풋을 자극해야 그것이 진정한 소통이라 생각한다.

소통은 인간의 본능이다. 을 쓰게 되면서 내 관계도 확장되고 소통의 양도 늘어나고 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나서부터 본능에 좀 더 충실한 삶을 살게 된 것 같다.


나에게 글은 이렇듯 소통의 도구이자 내 생각의 단편을 저장하는 도구이다.

내가 쓴 글이지만 글을 쓰고 나서 바로 읽었을 때와 며칠이 지나 읽었을 때 느낌이 또 다르다.

그 며칠 사이 사고와 생각이 변했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일기를 쓰듯, 그 날까지의 내 생각들의 단편을 모으는 저장소로써의 역할도 되는 것 같다.

내가 쓴 글 <브런치는 게임이다>에서 말한 것처럼, 다른 플랫폼에 비해 글쓰기 동기를 부여하는 기능들이 잘 탑재되어 있어서 이만큼 온 것 같기도 하다.




그건 그렇고, 20편 넘게 글을 쓰면 좀 글쓰기가 늘 줄 알았는데 아직 갈길이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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