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에는 단계가 있다.
'무언가를 안다’는 것에 대해 오랜 시간 해온 생각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논어에서 공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참으로 아는 것(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이라고 했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모르는 것이 어떻게 아는 것이 되는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곧 모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앎에 한발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면 배움을 추구할 수 없다.
무엇을 모르는지를 모르는데, 어떻게 그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겠는가.
진정한 앎의 시작점은 본인이 모르고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것을 배우고 알고 싶어 하는 의지가 생길 때이다.
이제 모르는 것을 알았으니 배울 차례다.
독학을 하던, 선생을 두던 알고자 하는 것을 찾아 배우면 된다.
처음에는 지식(knowledge)을 습득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자신의 경험, 기존 지식들과 융합하는 단계가 되면 지식은 지혜(wisdom)로써 가치를 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배우는 것에 그치지 말고 지식을 토대로 끊임없이 사고해야 한다.
어떤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그 분야에 속한 여러 가지 세부 항목들을 배워나갔다면, 그 분야 활용 외에 자신이 기존 알고 있던 것들과 접목할 수 있는 것은 없을지, 따로 응용할 수 있는 것들은 없는지까지도 함께 고민해 보면 좋다.
정말 알게 된 것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그 행위를 해 보는 것이다.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들을 체계적으로 끄집어낼 수 있는지 시험을 치러보거나, 요리를 배웠다면 직접 그 요리를 해봄으로써 실제로 알게 된 것인지 확인해볼 수 있다.
더 확실한 방법은 가르쳐보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칠 수 없다.
순간의 기지로 요리를 성공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요리법을 설명할 수 없다면 정확히 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은 지식이 쌓였음을 검증하는 동시에 그 지식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한 가르치는 과정은 모르고 지나친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직접 가르칠 기회가 없다면, 블로그 등 개인 매체에 잘 정리해서 올려놓는 것도 좋다.
앎의 마지막 단계는 타인을 통한 재현이라 생각한다.
본인이 그 분야에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쌓아 다른 사람을 물 흐르듯 가르칠 정도가 되었다면, 그 지식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자신으로부터 배운 사람이 그 전문분야의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즉 지식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될 정도로 가르칠 수 있다면 그 분야에 대한 것은 이제 완벽하게 안다고 볼 수 있다.
가르치는 능력이 좋고 나쁘고의 편차는 논 외로 하자.
새로운 것들을 배워 나갈 때, 내 앎이 어느 정도 단계에 와 있는지 고민하며 공부하기 위해 몇 자 적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