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유행과는 맞지 않지만
어느 날인가부터 서점 에세이 코너에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잘못을 남탓하라는 식의 글과 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 그걸 봤을 땐 사람들이 살기 팍팍하다보니 그런갑다 싶었지만 그 풍경이 반복되고 반복되다보니 이게 맞나?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었다.
내 인생 모토 중에서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의 기회는 더 가져야 하고-그렇다고 해서 범죄자를 옹호하지는 않는다. 오해 금물.- 상대방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때에는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 이기에 가면 갈수록 자신에게는 관대하면서 상대방에게는 무조건 엄격하기만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나 또한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있고 과거에나 현재나 앞으로도 용서할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 있기에 그게 어떤 것인지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작정 상대방 탓을 하고 상대방만이 잘못했다고 하는 요즘 유행이 전반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사실이다.
다소 진부하고 재미없는 이야기지만 적어도 한 번은, 그리고 상대방이 진심을 다해 사과한다고 하면 더더욱이 상대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이 이 세상을 사회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의 기본 소양이 아닐까 싶다. 현재의 유행과는 동떨어진 말이지만 한 번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한 번의 기회가 끝난 이후에도 똑같은 언행을 반복한다면 그건 가차없이 아웃이겠지만.
여담이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무작정 호구처럼 늘상 넘어가주지는 않는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거나 상대방이 사과도 없고 되려 적반하장으로 나오거나 하면 나 역시 인간관계에서 썰어버린다. 아마 나만큼 가차없이 썰어버리는 사람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 번은,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사과한다면 나 역시 용서하는 용기를 갖고 싶다. 팍팍한 세상에 개인주의도 아니고 이기적인 사회가 되어가면서 마치 이기주의가 옳고 유행인 것 마냥 퍼지고 있지만 나만큼은 거기에 휩쓸리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