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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누비스 Nov 04. 2023

당연한 권리가 받아들여지기까지

세상을 떠난 성소수자들을 위한 위령미사를 다녀와서


 그렇지 않아도 계절이 계절이라 괜히 우울해지고 마음이 무거워질까봐 안 갈까 고민도 잠시 했지만 그래도 위령성월인만큼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세상을 떠난 성소수자들을 위한 위령미사를 다녀왔다. 위령미사는 커녕 연도를 올리는 것도 해본 적이 없다보니 이게 뭐고 저게 뭐고 했지만 어찌어찌 다녀왔고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육우당 윤현석 안드레아와 변희수 가브리엘라 하사의 이름을 들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두 분 모두 가톨릭 신자였다는 사실을 이전에 어디선가 얼핏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대충 알고는 있었다. 육우당의 여섯 친구 중 하나가 묵주라는 것은 성소수자들 사이에서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변희수 하사의 세례명이 가브리엘이라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다보니 나 역시 이에 대해 알고 있었다.


 특히 변희수 하사의 세례명이 가브리엘라 라고 불리운 것이 기억에 남는다. 가브리엘이라는 세례명의 여성형 표현인 가브리엘라 라고 불리운 것을 통해 변희수 하사가 MTF 그러니까 트랜스 여성으로서 여성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으로 들렸다. 사실 받아들일 것도 없이 변희수 하사는 여성이지만 그 당연한 권리가 받아들여지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제라도 변희수 하사를 당연하게 여성으로 생각하고 대하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 역시 있다.


 세상의 혐오와 차별, 냉대로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영혼이 더는 외롭지 않기를. 주님께서 그들의 영혼에게 평화의 빛을 비추시어 천국 영광이 있기를.


 주님, 세상을 떠난 성소수자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세상을 떠난 성소수자들과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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