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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누비스 Nov 17. 2023

만 나이에서 앞의 숫자가 바뀌다니

로망이 없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각만큼 비관적이지도 않은.


 어제가 생일이었다. 정신없이 다니다가 스벅에서 혼자 치즈케이크로 자축하고 반려동물 용품샵에서 개와 고양이 먹일 간식과 필요한 용품 좀 사서 집에 왔다. 집에 와서 정리 좀 하고 아트북을 다 읽고나니 날짜가 바뀌어 있었다. 그렇게 생일이 지나고 만으로 내 나이의 앞 자리 숫자는 바뀌었다. 만 30살. 이제는 어디 가서 저 그래도 아직 만으로는 20대인데요 하는 드립을 칠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서른이 넘도록 살아있다는게 신기하다. 폐쇄병동 입퇴원을 반복해서 죽음을 유예시켜가며 연장하던 목숨이니 서른은 넘기겠나 했으니 지금 이 순간 이렇게 있다는 것이 상당히 신기하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상상도 하지 않았던 나이이니 로망도 비관도 없었던 것 같다. 로망은 0.01mg도 없었고 어찌보면 비관이 더 비중이 크지 않았나 싶다. 근데 막상 서른이 되고 그 나이를 지나고보니 별 것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서른이 지나도 오타쿠짓은 끊지 못하고 계속 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개 고양이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이 정도면 된 것 아닌가 싶다. 로망이 없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각만큼 비관적이지도 않은. 어쨌든 이거면 되는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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