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참아줘야만 하는 것일까.
그래서 언제까지 멍청하게 유성애 헤테로에 집착할건데.
비교적 최근 나온 엑스맨 코믹스를 읽다가 여캐와 여캐가 연인 관계로 그려지고 둘의 키스 장면까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을 보고 세상이 달라졌구나 싶었다.
원래 두 캐는 연인 관계이긴 했지만 70년대 80년대 마블 코믹스에서 동성애를 전면적으로 묘사하는걸 금지했기에 둘의 관계성이 대놓고 드러날 수 없었다. 원래는 둘의 자식으로 그려지려 했던 한 캐릭터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다른 남캐를 붙여 가족 관계도를 그리기까지 했으니 말 다했다. 그랬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대놓고 당당하게 동성 연인 관계를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퀴어 당사자로서 기분이 좋기도 하다.
세상이 바뀌어간다는 것에 기분은 좋지만 한편으로 씁쓸하다. 한국은 언제 즈음이면 바뀔까. 내가 언제까지고 언어 장벽을 넘어가며 해외 장르만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나는 언제까지 참아야만 하는 걸까. 항상 '나중에'로 밀리는게 퀴어의 현실이다보니 안타깝기도 하고 기분이 씁쓸하다. 해외에서는 동성애가 아무렇지 않게 다뤄지는 것은 기본이고 성별 정체성의 다양함이라던가 심지어 무성애 캐릭터가 대놓고 나오기도 하는데 언제까지 한국은 멍청하게 유성애 헤테로만을 다룰 것인가.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