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딤프나는 당시 천대받고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던 사회적 소수자인 정신질환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봤고 현재는 정신질환자의 수호성인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세례명이기도 하고 오늘 5월 30일은 성 딤프나의 축일이라 이 날은 곧 저의 영명 축일 입니다.
영명 축일(name day)이란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세례명으로 택한 수호성인의 축일을 뜻합니다. 자신의 영적인 이름 즉 세례명을 가진 성인의 선종일(죽은 날)을 주로 영명 축일로 기념하지요. 이 날은 세례명 중심으로 살아가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있어 중요한 날이며 성당에서 신부님 또는 수녀님의 영명 축일은 전 신자들이 축하와 기도를 하는 날이기도 하지요.
저는 2년 전 명동성당에서 세례를 받을 때 두 가지 세례명에서 고민을 했습니다. 하나는 지금의 세례명인 딤프나, 또 하나는 축일이 같은 날짜인 잔 다르크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지요. 딤프나는 정신질환자의 수호성인이기에 정신질환 당사자인 저에게 의미가 있음과 동시에 당시 인간 취급을 받을 수 없었던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했다는 점에서, 잔 다르크는 해외에서 트랜스젠더의 수호성인처럼 여겨진다는 점에서 고민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세례명을 딤프나로 결정했고, 저 자신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인간 이하의 무언가로 취급받는 사회적 소수자들을 위해 힘쓰겠다는 마음에서 세례명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마음으로 활동가로서 임하고 있고요.
오늘 하루 저의 수호성인인 성 딤프나를 생각하고 세례명을 택할 당시의 마음을 떠올리며 성 딤프나에게 전구를 구하고자 합니다.
성 딤프나, 저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딤프나, 우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사회적 소수자인 정신질환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보았던 당신의 마음을 제가 본받아 저 역시 당신과 같이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 소수자들을 돌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