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스타툰 계정을 탈퇴하다

by 울새


제곧내. 인스타툰 계정을 탈퇴했다.


계정을 없앤건 일주일 남짓 되었지만 이제야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내가 좀 쉬고싶어서였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었고 그래서 공동체 월례미사도 가지 않은 채 놀았다. 공동체 월례미사는 당분간도 안 갈 생각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셋째 월요일 오후가 비어있으니 좋긴 하더라....


아무튼, 툰 계정을 없앴고 현재로서는 계정을 복구시킬 계획이 없다. 내가 너무 지쳤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기도 하고 그냥 다 때려치우고 싶기도 하고... 아무튼 복잡한 것들이 얽혀서 나는 인스타툰 계정을 삭제하기에 이르렀다.


누군가는 아깝지 않냐고 말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아깝기도 하다. 세례를 받고 거의 바로 시작한거라 2년 가까이 쌓아온 것인데 그걸 순식간에 날려버린다는게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 싶다. 하지만 아깝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근래 내가 지쳐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러다가 진짜 툰도 놓아버리겠구나 싶기도 했고 이제 그 때가 된 것으로 생각해야겠다.


사실 인스타툰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활동 자체를 드문드문 하기로 했다. 공동체 월례미사도 빨라야 12월까지는 나가지 않고 그 시간동안 놀기로 했으며 퀴어 활동 관련해서는 이미 신청이 완료되어 취소가 어려운 것들만 가고 그 이상으로 늘리지 않기로 했다. 쉬는 동안 활동명도 바꾸고 덕질에 집중할 생각이다.


이렇게 말하면 이따위로 반응하는 인간도 있겠지. 그거 현실 도피라고. 하지만 지금 나에게 필요한건 현실 도피다. 내가 활동에 매달리기엔 나 자신이 너무 지쳐버렸고 그냥 모든 것을 다 때려치고 싶은 생각밖에 남지 않았기에 현실 도피일지라도 지금은 싸그리 내려둘 필요성을 느끼곤 한다.


쨋든 누가 당분간 활동 안 하고 덕질만 한다는 소리를 이렇게 장황하게 한담. 뭐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지만 그 김에 밀린 디씨 코믹스를 열심히 읽어야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생활동반자법 제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