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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coAzim Mar 27. 2017

[번역] 암 치료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Bending the Cost Curve in Cancer Care


이 글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2011년에 실린 시론의 일부입니다. (원문 http://www.nejm.org/doi/full/10.1056/NEJMsb1013826)  

우리나라에서도 암 치료 비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소위 '메디컬푸어'들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약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개인과 사회 모두  치솟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우선은 일상적인 진료에서의 낭비적인 요소들을 줄여야 새로운 기술의 혜택을 많은 이들이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할 점이라고 생각되어 번역해봅니다. 물론 공식 번역이 아닌 발번역임을 고려하여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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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J. Smith, M.D. (the Division of Hematology–Oncology and Palliative Care,Massey Cancer Center, Virginia Commonwealth University, Richmond)

Bruce E. Hillner, M.D. (the Division of General Internal Medicine, Massey Cancer Center, Virginia Commonwealth University, Richmond)


미국에서 암 치료에 소요된 직접비용은 2006년의 1,040억 달러였고,  2020년 이후에는 1천 73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승세는 치료비용의 증가는 물론 치료 범위가 크게 확대된 것에 기인합니다. 미국에서는 항암제의 매출액은 심장질환 치료제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중 70%는 지난 10년간 출시된 제품으로부터 나왔습니다. 대부분의 신약에 책정된 가격은 월간 소요비용이 5,000달러가 넘으며, 많은 경우 효과 대비 비용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기준을 훨씬 초과합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보건의료 시스템을 파산시키지 않으면서 더 많은 환자들이 의학적 발전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려면,  일상적인 치료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합니다. 시카고 대학 의료인문학과의 Brody 교수는 최근 이 지면에서 의료의 각 전문영역에 대해 환자에게 줄 수 있는 유의미한 이득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진단법 및 치료법을 5가지 이상 ("the Top Five list") 제시하도록 촉구하였습니다. (Brody H. Medicine's ethical responsibility for health care reform -- the Top Five list. N Engl J Med 2010;362:283-285) 종양내과영역에서 보자면, 종양내과의사는 투약할 항암제의 종류 및 완화적 돌봄의 유형을 결정하며, 영상촬영의 빈도, 입원 횟수와 기간 또한 정하기 때문에, 암 치료 비용의 대부분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통제하거나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여기서 우리는 치솟는 암 치료 비용을 떨어뜨릴 수 있도록 종양내과의사가 가져야 할 5가지 행동 변화와 함께 5가지의 태도 및 진료현장에서의 변화를 제안함으로서 Brody 교수의 제안에 응답하고자 합니다. (표 1 및 표 2 - 이 포스팅에서는 표 1만 다룹니다. 표 2는 나중에.... 역자 주) 

우리는 이러한 변화가 불편 함을 초래하고 의견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의료시스템의 주요 구성원인 환자, 의사, 지불자에게 필연적으로 불만을 야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우리의 권고는 완치가 불가능한 고형암 환자의 치료에만 국한되며,  완치가 가능한 암 환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미리 일러둡니다. 
                    

1. 실험실적 검사와 영상촬영을 포함한 검진은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하기 (Targeting Surveillance Testing or Imaging)

미국 임상 종양 학회 (ASCO)와 국립 종합 암 네트워크 (NCCN)의 지침에 따르면 췌장암, 난소암, 또는 폐암을 비롯한 대부분의 암 환자에서 혈청 종양 표지자 또는 영상으로 치료 후 검진 (surveillance test)을 실시하는 것은 이점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테스트는 여러 임상적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방암에서의 무작위 연구는 증상 여부에 관계 없이 일정 간격으로 시행하는  영상검사가  완치가능한 재발을 발견하거나 생존기간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지만, 20 년 전 (앞의 무작위연구가 시행되었을 당시가 1991년이었음 - 역자 주)  미국에서 유방암 치료와 관련된 의료 자원 낭비 비용은 연간 10 억 달러였습니다. 대장암의 경우는 예외이기는 합니다.  일부 대장암 환자는 암 태아 항원 (CEA) 검사 및 컴퓨터 단층 촬영술을 이용한 검진으로 완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진료현장을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환자들은 질병이 재발이 된다면  "일찍 발견"될 것이라는 확신을 원하며, 간 전이 병변이 발견되었을 때 그 크기가  2 cm이건 1cm이건 간에 질병의 예후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쉽지 않습니다.  또한 많은 의료기관에서 실험실적 검사 및 영상검사를 오더함으로서 부수적인 수입을 얻습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행위별 수가제 - fee for service-하에서는 검사 건수를 줄일 경제적 동기가 없어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 역자 주)  검진을 옹호하는 이들은 치료방법의 현대적 진보 덕분에 무증상 환자에 대한 검진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일찍 발견되면 더 치료효과가 좋으리라는 직관적 믿음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입니다. 역자 주)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다른 의학적 혁신과 마찬가지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이나 전향적 연구를 통해 검증되어야 합니다. 

비용 절감 외에도 검진을 제한하는 것은 다른 이점이 있습니다. 암 생존자 진료에서 검사는 보다 적게 하고 상담을 늘리는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전환하면 환자의 불안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효과적인 검진 전략의 사용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서, 환자 방문시에 인쇄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것과 환자 권리 옹호단체, 전문가 단체 및 보험자로부터의 지원을 포함하는 지속적인 소셜마케팅 접근법을 고려해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ASCO의 질 향상 캠페인인 QOPI (Quality Oncology Practice Initiative)에 검진과 관련된 권고사항을 추가할 것을 제안합니다. 


순차적인 단독요법 대 병용요법 (Sequential Monotherapy versus Combination Therapy)

이 문제 역시 ASCO 및 NCCN 지침에서의 권고과 일치합니다. 진행성 유방암을 예로 들자면, 전문가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내부 장기 전이가 없거나 급속히 진행하는 증상 및 질병을 조절해야 할 필요가 없다면, 항암제 병용 요법이 순차적 단일 요법보다 우월하다는 강력한 증거는 없”다고 권고합니다. 한 코크란 메타 분석에 따르면 병용요법은 단독요법에 비해 효과는 약간 더 좋았지만 더 많은 치료 독성을 유발하였으며, 순차적인 단일요법이 병용요법에 비해 더 좋은 방법인지에 대한 의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는 못하였습니다. 2 차 요법 이상에서  순차적인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을 비교한 다수의 임상시험은 단독요법군에서 두 번째 약제로 적절하게 치료를 전환한 환자들을 충분히 포함하지 못하였다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림프종이나 대장암과 같이 병용요법이 더 나은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들은 예외입니다.  

왜 이것이 중요할까요? 첫째, 환자는 충분한 생존기간연장의 효과를 누리면서도 치료 독성의 영향은 피할 수 있습니다. 둘째, 사회는 화학 요법과 보조 약물의  사용 감소 및 독성 관련 입원의 감소와 관련된 비용 절감의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수행 능력에 따른  화학 요법 처방의 제한 (Limiting Chemotherapy on the Basis of Performance Status) 

진행성 암 환자의  경우에는  수행 상태(performance status)가  양호한 경우에만 항암화학요법을 투여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좀더 진지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행 상태는 지속적으로 여러 종류의 암에서 치료 반응과 생존의 독립적인 예측 인자로 나타났습니다. 많은 암 환자들은 나이가 많고, 상당한 정도의 동반질환이 있으며,  이미 여러 가지 약제를 사용하고 난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우리는 간단한 규칙을 제안합니다. 항암화학요법을 받으려면, 환자는 진료실에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걸어들어올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동부 협동 조합 종양학 그룹(ECOG)의 분류에 의한 수행상태가 3 이하는 되어야 합니다. 이는 적어도 제한된 정도의 자기 관리가 가능하고 깨어 있는 시간의 50% 이상을 침대 또는 의자에 의지하는 정도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NCCN 가이드라인에서의 수행상태에 대한 언급은 고형종양에 대해서 일치하고 있습니다.  물론, 암이 아니라 이전의 다른 질병에 의해 기능이 제한된 경우라던지, 이전에 치료받지 않았으면서 반응이 매우 좋은 질병 (ERBB2 증폭이 있는 유방암이나 골수종)이라면 이러한 원칙에서 예외가 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들은 진행성 암 환자 중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러한 단순한 기준을 지키는 것 만으로도 말기암 환자에서의 항암화학치료의 사용을 극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전이성 고형암에서의 항암제 용량 감량 (Reducing Chemotherapy Dose in Metastatic Solid Cancers)

조혈모세포집락 자극 인자(CSF)는 암 치료에 사용되는 가장 비싼 의약품 중 하나로서,  암을 직접적으로  치료하지 않지만 화학 요법 후에 백혈구 회복을 좀더 빠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CSF를 이용한 지지요법은 일부 고용량 화학요법, 백혈병에서의 유도항암화학요법, 림프종에 대한 고강도의 항암화학요법을 투여하는 데 있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엄청나고,  임상적 이득은  기대했던 것보다 적었습니다. 예를 들어, 항암화학요법에 가장 반응이 좋은 암종 2가지인 림프종 및 소세포폐암에서도 (CSF를 사용함으로써 고용량 항암화학요법이 가능하므로, 이로 인한 치료효과 증대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암종  - 역자 주) CSF의 사용으로 인한  생존기간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아는 한, 가장 흔한 4가지 암종 (호르몬 불응성 전이성 유방암,  호르몬 불응성 전립선암, 비소세포 폐암 및 결장암)에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통해 CSF를 이용한 항암화학요법이 생존기간을 증가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고 증명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유방암에 대한 보조 요법에서 전이성 대장암 치료에 이르기까지 호중구 감소증의 위험이 낮은 항암화학요법을 투여하고 있음에도 CSF를 투여하는 오용 사례가 넘쳐납니다.  ASCO 가이드라인에서는 지침은 열성 호중구 감소증 환자의 입원을 피하기 위한 목적의 CSF의 사용을 허용하지만, 이는 많은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제의 용량을 줄이거나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하는 방법으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CSF 사용은 또다른 단점이 있습니다.  CSF는 고가이며 (주사 당 약 3,500 달러), 매출액은 연간 12 억 5 천만 달러이며 종양학 분야에서 상당한 이익을 창출하는 약제입니다. 2011 년 북 캘리포니아의 대형병원에서 페그필그라스팀 (Neulasta, Amgen; 서방형  CSF로서 3주 1회 처방하는 최신 제형입니다. 역자 주)의 1회 투여당 수익은 메디케어 환자의 경우 6 % (141 달러), 대기업 보험 회사 가입환자의 경우 25 % (611 달러), 기타 환자의 경우 53%(1,312 달러)였습니다.  (Eisenberg P 교수를 통해  개인적으로 얻은 정보입니다) 화학 요법 및 이에 대한 지지치료의 사용이 줄어든다면, 이러한 수익은 상당량 감소할 것입니다. ASCO에서는 질 향상을 위한 QOPI 권고 사항에 적응증에 따른  CSF 사용에 대한 내용을 추가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제안을 통해  CSF를 저용량 및 저비용으로 사용하는 방법, 또는  가능한 대체약제에 대한 논의가 촉발되어야 합니다. 


화학 요법 성공 가능성이 낮을 경우에는 완화적 돌봄을 시행  (Symptom-Directed Care When Chemotherapeutic Success Is Unlikely) 

우리는 세 가지의 화학요법을 연속적으로 받은 후 진행한 경우라면 화학요법 없이 완화케어만을 제공하는 방침을 일반적으로 적용하도록 제안합니다. 환자와 의사들에게는 가급적  NCCN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항암화학요법의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적다면 치료를 중단하도록 권고하는 ASCO의 최근 보고서를 고려해보도록 요청드립니다. 항암치료에서 완화적 돌봄으로 넘어가는 것은, 야구에 비유하자면  소위  ‘삼진아웃’같은 것이 아니라 소속 팀을 바꾸는 것과 비슷합니다. 3차 치료 이후의 화학요법은 임상시험으로서,  또는 근거창출모델로서 메디케어의 지원을 받는 전향적 등록연구의 일부로서만 시행되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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