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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coAzim May 01. 2017

지금부터라도, 보노보노처럼 산다면

[독서록]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사실 서점에 갔다가 충동적으로 고른 책 중 하나다. 이사하면서 책을 대 처분한 이후로는 가능한 한 책을 사서 읽는 것을 줄이려고 맘먹었는데, 그래도 서점에 이따금씩 가면 어쨌든 뭔가를 한권 사들고 오게는 되는 것 같다. 그럴 때면 사려던 책들은 늘 뇌리에 남아있지 않고 (지금은 책 리스트를 에버노트에 적어두고 있다) 즉흥적으로 책의 모습에 이끌려 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그렇게 사게 된 책들은 그리 많이 머릿속에 남게 되지 않는 것 같긴 하다. 이번 책도 별표는 3개. 나쁘진 않지만 간직하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글은 괜찮았고 나름의 울림도 있었다. 그러나 읽으면서 끊임없이 한 생각은 내가 다소 추상적인 글들 - 특히 인간관계, 삶의 자세 등에 대한 -에는 별로 흥미가 없구나, 라는 것이었다. 작년에 읽은 <약간의 거리를 둔다>에서도 내가 써둔 한줄평은 "구체성이 부족. 약간 지루하다. 약간 맘에 다가오기도 하지만 오래 남을 것 같진 않다."는 것이었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 느낌이다. 


그러나 보노보노의 등장인물들처럼 솔직해지자는 맺음말은 약간의 울림이 있다. 솔직하지 못해서, 남들이 나에게 바라는 것에 맞춰야 할 것 같아서 살아온 인생의 궤적들을 돌아보게 된다. 의사가 된 것, 내과를 선택한 것, 혈액종양내과를 선택한 것, 직장을 옮긴 것, 결혼을 한 것, 아이들을 낳은 것....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을 나는 상당히 즉흥적으로 결정했고 남들이 좋다는 쪽으로면 결정했는데 정말 그 결정을 할 때 나에게 솔직했는지를 물어본다면..... 결과적으로는 나에게 맞는 결정이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정말 내가 원한 게 아니었다고 후회를 하면서도 이미 한 결정이니 어쩔수 없이 적응해온 것들도 있었다. 적응하면서도 나름의 의미를 찾으며 감사해한 적도 많았지만, 가끔은 나에게 정말 솔직했다면, 솔직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면 택하였을 다른 길은 어떤 것일까 궁금할 때가 있다. 

어떨땐, 정말 보노보노처럼 솔직하게, 모르는 것을 털어놓고 아는 척  있는척 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나에게 인생이 어떤 것이었을까 싶을 때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그렇게 살아간다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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