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의사양반" 이라고 부르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죠. 실제 누가 면전에서 그렇게 부른 적은 없긴 해요. 그런데 얼마전 아들이 저를 의사양반이라고 부른 웃픈 사건이 있었습니다.
"의사양반 내가 XX라니..."라는 대사에 요즘 아들이 꽂혀있어서 ㅋㅋ 사춘기라 그런지 중요부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네요....-_-;;
하지만 10대의 복통에서 충수돌기염(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맹장이라고 했지만 사실 맹장은 대장의 일부이고, 맹장에 달린 조그만 꼬리같은 구조물이 충수돌기입니다)은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처음엔 증상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시간을 두고 진찰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고요. 저도 증상발생 이틀째가 되어서야 수술을 받았지요^^ 제가 옛날에 소아외과 인턴을 했었는데 정말 아이들도 많이 걸리더라구요. 아래 그림은 우리나라의 충수돌기염 발생의 연령별 분포를 나타낸 것인데요. 저도 이 그림을 보고 남자의 경우 10대 초반에서 발생률이 꽤 높은 것, 심지어 5-9세에서도 꽤 된다는 것을 알고 좀 놀랐는데요. 실은 제가 수술받은 경험이나 응급실에서 진단했던 수많은 충수돌기염 케이스를 보면 20대에서 가장 높을 줄 알았거든요.
암튼 엄마 의사양반의 기우는 해프닝으로 끝났고, 아들은 그 이후 복통이 호전되어 지금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