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라벨링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해를 넘겼다.
성수기를 반쯤 체험했으니 아주 약간은 초보를 탈출한 듯한 착각이 든다.
그리하여 초심을 되새길 겸 데이터 라벨러가 되고자 하는 분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2023년 데이터 라벨러로서의 이력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크라우드 웍스
라벨러가 되기 위해 교육은 필수가 아니지만 데이터라벨링이란 무엇인가 라는 개론같은 수업이었다. 데이터 라벨링이란 무엇이며 어떤 종류의 일이 있는지 배울 수 있었고 체계적인 실습도 가능했다. 내일배움과정이었기에 공짜인 점이 좋았다. 다른 플랫폼의 튜토리얼이나 교육과 비교했을 때 데이터 라벨링에 대한 가장 높은 질을 가지고 있던 수업이었다.
교육 과정을 마치고 바로 AIDE 2급을 응시하고 합격했다.
자격증 과정이 유료로 있었는데 듣지 않았다. 2급은 실기를 만점 받으면 합격할 수 있었고 기본과정에서 실습했던 내용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주2회 시험이 있었기에 수강한 내용 잊어버리기 전에 후딱 취득했다.
자율주행
부산과학기술대학교에서 국가지원을 받아 업체 협약으로 진행되는 수업이 있었다. 라벨링 중에서도 높은 레벨에 속한다는 자율주행 라벨링이었다. 강사님께서 현직 라벨러셨기에 교육 말고도 현직자의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일을 찾는 방법에 대해 살짝 언급하셨는데 호기심에 몇 군데 지원했다가 덜컥 라벨링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일 구하는 방법
구직사이트
정직원 취업 할 때는 사람인을 이용했었다. 하지만 데이터 라벨링은 단기 일자리이기에 알바몬에 공고가 많았다. 알바몬, 사람인 그리고 잡코리아 이렇게 세군데를 이용했다.
구인공고 내용에서 어떤 종류의 작업인지 단가 등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는 곳은 별로 없었다. 경력을 만드는 게 중요했기에 [데이터라벨러]를 구하는 곳이면 무조건 이력서를 넣었다.
카페
데이터라벨링 관련 카페도 많을테지만 나는 데라모 한군데만 이용했다. 라벨링에 대한 글을 올리고 열심히 읽고 댓글을 달았더니 자연스럽게 등업 조건이 충족되었다.
미처 찾지 못한 구인공고나 겪어보지 못한 지난 해의 분위기와의 비교 등 초보자로서 궁금증을 해소하고 하소연도 풀어놓으며 사랑방처럼 이용했다.
크라우드 웍스 외에 다양한 라벨링 플랫폼이 있다는 것과 해외 플랫폼에 대한 정보도 카페에서 얻을 수 있었다. 정리된 글도 보고 다른 회원들의 글도 보면서 나만의 목록을 채워나갔다.
크웍 카페도 가입은 되어 있었지만 도움이 안되어 방문하지 않고 있다.
그외 국가에서 운영하는 ai-hub라든가 라벨링 오픈톡방 등도 있는데 아직까진 그 곳을 통해서 일을 구하지는 못했다.
자율주행 객체 폴리곤
음성전사 (한글텍스트)
전문지식 대화문 생성 (한글텍스트)
안내문 OCR
로봇청소기 객체 폴리곤
영문검색어 작성 (영어텍스트)
판결문 정제 (한글텍스트)
식품바운딩
어쩌다보니 비슷한 작업없이 매번 새로운 작업을 하게 되었다.
데이터 라벨러는 경력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첫 해의 성수기여서 그런지 비슷한 작업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첫 2~3일은 가이드 파악과 툴 적응하느라 돈이 거의 되지 않았고 적응이 되면서 최저시급은 가뿐히 넘게 될 즈음에 프로젝트가 끝났다.
점점 적응 시간도 줄어들었는데 아마 두번째 해에는 더 효율적으로 작업하며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해외플랫폼은 결국 하지 못했다.
테스트에서 탈락했고 12월 마지막까지 쓰리잡이어서 시간이 부족했다.
첫달에는 160만원
두번째 달에는 110만원
그리고 세번째 달인 지난 달에는 100만원 정도 벌었다.
항상 투잡, 쓰리잡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수입은 적었다.
데이터 할당이 없는 날도 많았고 후반에 갈수록 지원하는 갯수에 비해 연락 오는 곳이 없어 시간 낭비가 심했다.
그래도 초보 치고는 괜찮은 편이라 생각한다.
데이터라벨러로서 나는 어떤 작업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하는 단순 작업을 무던하게 해 낼 수 있고 창작해야 되는 텍스트는 골치 아프지만 반려가 거의 없이 잘 해낼 수 있었다.
예측이 어려운 작업 스케쥴 속에서 내 시간을 활용하는 법을 찾을 수 있었다. 작업이 있을 때는 집중해서 최대한 작업을 하고 틈틈이 구직을 하되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입하지 않았다. 성수기에는 온갖 단어를 조합해서 찾는만큼 찾을 수 있었지만 비수기에는 기본 검색어만 이용하면 족했다. 그리고 틈새 시간에 공부하고 취미 생활을 했다.
그 밖에
일을 더 빨리 하는 요령, 가이드를 빨리 익히는 방법, 시급을 계산하는 방법, 단가와 무관하게 최저 시급을 맞추는 방법 등등 직접 겪어야 알 수 있는 요령들을 익힐 수 있었다.
작년 6월부터 성수기가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7~8월에 일을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일을 찾는 스킬이 부족했던 것 같다.
올해는 정부 프로젝트가 없을 예정이라 성수기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래도 2년차가 됐으니 개인으로서는 작년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리고 데이터라벨링만으로 먹고 사는 것은 어렵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무리 내가 손이 빠르고 요령을 익히고 좋은 장비를 갖춘다고 해도 업체가 진행하는 작업량 자체가 적거나 투입된 작업자가 너무 많거나 할당 시기를 놓치거나 등등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 많았다.
본업으로 하기에는 작업량이 충분치 않고
부업으로 틈새시간을 이용해서 하기에는 데이터 할당 타이밍 맞는 것 또한 경쟁이라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돈은 된다는 점과 시간 활용이 자유롭다는 점은 확실하다.
지금도 그러고 있지만 올해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데이터 라벨링을 통해 돈을 벌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