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준비하며

첫 번째 겨울보다 성장한

올해의 농사도 끝이 보입니다. 서리가 내려 고구마 잎들이 까맣게 시들어 버리면 고구마를 수확해야 합니다. 삽으로 고구마를 자르지 않게 조심하면서 땅을 깊숙히 파헤집니다. 커다란 고구마다 올라올 때마다 환호성이 절로 나옵니다. 막 캔 고구마를 날 것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수분을 날려주면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맛도 더 좋아집니다.

새벽 낮아진 기온에 살얼음이 끼기 시작하면 배추와 무도 수확하고 남아있는 작물을 모두 철거해야 합니다. 1년 동안 먹을 김장 준비도 시작해야 합니다. 밭에서 직접 기른 배추는 맛이 진해서 작은 한포기는 쌈을 위해 따로 빼둡니다.

겨울에는 수확이 없지만 여름과 가을에 저장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저장해서 겨울 동안 먹을 수 있도록 비축해둡니다. 무와 배추로 김장을 해서 김치를 먹는 것은 기본이고, 애호박을 썰어서 말리고, 고구마 줄기를 데치고 말려서 얼려둡니다. 깍두기를 담그고 남은 무청을 말려 시래기로 만들어서 고구마 줄기와 함께 겨우내 육개장과 된장찌개를 끓여먹습니다. 배추 겉잎도 정리해서 시래깃국을 끓여먹습니다.

여름과 가을에 난 것을 모두 먹지 않고 조금씩 남겨 저장을 해두면 겨울이 왔을 때도 농장에서 난 것을 먹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채소값이 오르는 겨울에도 아쉽지 않게 섬유질이 풍부한 식물성 반찬을 먹을 수 있습니다. 말린 고구마 줄기에는 비타민C가 많아 겨울철 감기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무청시래기

여러해살이인 부추는 화분에 옮겨 심습니다. 따뜻한 곳에 두고 겨우내 열심히 길러 먹다가 내년에 다시 밭에 옮겨 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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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겨울에는 가진 것도 별로 없고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도 모르는 시기를 보냈을 겁니다. 하지만 두 번째 맞이하는 겨울은 미리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언제 다가올지 모르지만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보내면서 다음 계절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저장할 수 있는 최대한을 저장하고 필요하다면 저장할 수 있는 공간도 늘리면 됩니다. 수확이 줄어들거나 없어져도 버틸 수 있도록 비축해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의 여유로움이 행복하고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좋겠지만 계절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최대한 대비를 해야 합니다. 계절의 흐름을 이해한다면 그 과정조차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