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양고양 Feb 17. 2022

후들후들 NFT

애엄마가 따라가기 참 힘들다, NFT 너란 놈

남편이 NFT투자에 몰두한 나와 여동생을 보고 요새 하는 말이 있다.


너랑 처제, 진짜 재밌게 사는 것 같아.


우리가 매일 디스코드, 트위터를 확인하고 괜찮은 NFT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심지어 그림을 잘 그리는 동생은 팬아트까지 그려서 화이트리스트를 받으려고 하니

재미있어 보였나보다.


그래, 좀 재밌으니까 계속 하는 거겠지?


하지만, 재미있기만 한 건 아니다.


아직 초기시장인 NFT는 눈 뜨고 코베일 수도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와 홀더들의 충성도를 트위터와 티코를 통해 확인하는 거라고.


노는게 아니라고~!



갑자기 우리 곁에 슥, 다가온 NFT 미술품


NFT에 대한 의견은 예술가들마다 매우 다르고 찬반논란이 첨예하다. 2021년 금관문화훈장을 받으신 박서보 화백께서는 "누구도 내 작품 이미지를 NFT 등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으며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SNS를 통해 정확하게 밝히시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의 작품이 NFT라는 가상자산이 된다는 것에 대해 반감을 표현하는 예술가들이 많이 있다.


또한 NFT로 인해 저작권 침해를 받은 화가들도 많이 있다. 다양한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허락도 받지 않고 멋대로 오픈시(Opensea) 등에 NFT로 만든 사람들을 법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고 있다. 운이 나쁜 투자자들은 이런 작품들을 구매하기도 해서 실제로 금전적인 피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NFT라는 흐름이 분명히 미술계에서 큰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처음에는 미술 원화를 사면 되지, 왜 디지털자산으로 사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메타버스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현대인들로서는 NFT 미술작품을 SNS에서 전시함으로서 자신이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다고 당당하게 내보이는 것을 원하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나만 해도 내가 수집한 작품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려서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서로 팔로잉을 하기도 하는데 말이다.


특히 이런 크립토시장에 발빠른 SNS인 트위터는 앞으로 전자지갑과 연동해서 자신의 NFT를 프로필사진으로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NFT미술작품은 그냥 jpeg, png같은 그림파일 나부랭이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블록체인에 자그마치 인증이 되어서 내가 이 작품의 진짜 주인이오~!라는 증명을 해주는 것이니 이보다 더한 SWAG이 있을까? 특히 BAYC나 크립토펑크같이 몇억씩 하는 NFT를 가진 사람들은 말이다.


처음에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점차적으로 미술품 NFT를 보면서 갖고싶다고 생각이 드는 나는 천상 컬렉터였을까? 앞으로는 메타버스에서 보내는 시간 비중이 더 늘어난다고 하니, 미술품 NFT를 하나 장만해서 메타버스에서 나와 비슷한 취향을 지난 친구들을 찾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2022년 CES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NFT를 거래하고 감상할 수 있는 TV도 출시하겠다고 하니, 앞으로는 멋진 디지털 캔버스까지 하나 마련되는 셈이 아닌가? 결국 여동생과 나는 NFT의 세계에 급격하게 빠져들고 싶었지만 장애물이 있었다.



언니, 무슨말 하는건지 모르겠어
한국어 맞아?


애 하나씩 낳으면서 뇌까지 낳아버린 두 자매에게 NFT 투자는 산넘어 산이었다. 일단 컴퓨터로 SNS나 카톡 이나 겨우 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다. 여우지갑..? 카이카스...? 그게 뭐야?


그치만 더 큰 장애물은 바로 NFT에 사용되는 단어들이었다. 말귀를 못알아들으니 아무리 한국어로 써있어도 눈앞이 캄캄한 걸 어찌하누.


동생이 캡쳐해서 보내준 내용들은 정말 모르는 단어들 투성이었다.


민팅, 바닥가, 화이트리스트, 에어드랍.....???


이런 말들로 쓰여있는 문장을 읽는데 정말 눈앞이 캄캄하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아직 포기할 순 없지! 나는 애도 낳은 사람인데, 애낳는것보단 덜힘들지않겠어?

인터넷에서 위의 단어들이 뭔 말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아이를 재우고 노트북을 켜서 하나하나 찾아본 후에 그냥 노트북을 덮었다. 허허..

또르르...



다행히 민팅도 여러번 해보고 NFT의 홀더도 된 지금은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게 됐고 그런 용어들을 떠듬떠듬 설명할 정도도 되었으니 다행이지만, 처음의 그 막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렇게 호캉스까지 가서 영어책을 플래그까지 붙여가며 샅샅이 뜯어보게 된다.


NFT에 투자를 하고 싶다면?


모든 투자가 그렇겠지만 사실 가장 빠르게 배우는 법은 일단은 내 돈이 들어가는 것이다. 나도 부동산 청약에 당첨되면서 부동산 공부를 제대로 하게 되었고, 주식도 무지성투자를 했다가 내 돈이 물리면서부터 종목공부를 해보았다. 원래 다 그런거지요?


그래서 일단 관심이 있는 NFT가 있다면 그 NFT를 산다고 생각하고 나서 접근하는게 중요하다. 여기서 중요한건, "산다"고 생각하는거지 "공부해야지"가 아니다. 일단 산다고 생각하면 보이는 것들이 많이 달라진다. 백날 공부만 하면 그냥 사후적인 흐름만 보게 되는데 만약에 내가 직접 산다고 생각하면 내 돈을 잃지 않으려고 일단 정신이 바짝 나기 때문이다.


나도 원래는 NFT에 대해서 주마간산식으로 대강대강 훑어보다가, 직접 민팅(창작자로부터 NFT를 사는 것)한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바짝 차려져서 NFT관련 책들도 읽어보게 되었고, 특히 특정 프로젝트에 투자를 고려하면 운영진, 로드맵, 백커 등을 샅샅히 뜯어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나처럼 많은 사람들이 NFT 미술품을 접할 것 같다. 나도 NFT 미술품부터 매매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NFT에 대해 알면 알수록 미술품보다는 PFP(프로필사진), P2E 기반의 NFT에 더 매력을 느끼고 거래비중이 높아지게 되었다.


만약 NFT에 투자를 한다면, 일단은 오픈시같은 2차시장에서 사는 것보다는 1차시장에서 가볍게 민팅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말인 즉슨 오픈시같은 2차시장에서 다른 컬렉터로부터 사게 되면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여서 선뜻 사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창작자로부터 최초로 받는 민팅을 하게 되면 보통은 가격이 몇십만원 수준으로 없다고 죽을 정도의 금액은 아니다. 그리고 사전에 운영진, 로드맵 등을 철저히 조사하면 민팅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리셀을 할수도 있다.


오픈시에 자주는 들어가되, 처음부터 오픈시에서 사버리진 말자


NFT는 특히 그 유행이 정말 하루아침에 바뀌기 때문에 계속해서 시장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서 하기에는 쉽지 않기 때문에, 주변인, 특히 90년대생 이하의 소위 MZ세대와 함께 하면 좋다. 요새 대박나는 VC(벤처캐피탈리스트)들 중에 MZ세대가 많은 이유가 그들이 최신 트렌드를 잘 알아봐서라고 하지 않는가? NFT도 비슷한 선상에 있기에 그들의 고견을 듣고 트렌드를 내 자신에게 세뇌하는 것이 투자에 득이 된다.. 나는 불운하게도 주변에 MZ세대가 없어서 80년대생 여동생과 함께 뭔소린지 후들후들하면서 따라가고 있지만 말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