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팅가 만큼만 잃지만 오를 때는 천장이 없는 NFT 투자일기
TMI이지만 나는 요새 NFT 투자사실을 친한 지인들에게 수줍게 밝히고 있다.
솔직히 그동안에는 남편과 친정여동생 외의 지인들에게는 스캠이다, 폰지사기다 하는 말을 할까봐 귀찮아서 말하지 않았다. 원래 내가 남의 조언을 잘 청하지도 않고, 듣기 싫은 소리 해도 다 무시하고 내 맘대로 하는 편이기에 더욱 그랬다. 특히 내가 금융권에서 근무하는 탓에 주변에 안전지향적인 사람들이 많아서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요새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오픈시(opensea, 세계 최대의 NFT 거래소)처럼 NFT를 거래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하는 등 뭔가 NFT가 제도권 내로 들어오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고, 또 수익률도 짭짤하니 나만 먹기 아까워서라도 요새는 친구들에게 알리고 있다. 물론 적극적으로 특정 NFT를 사라고는 안하고, 그냥 "야~~~ 요새 NFT 투자 하니까 괜찮은거 같은데..." 이 정도로 수줍게 말이다.
그럼 대부분의 지인들은 얼마전 주요 일간지에 보도되었던 디파이 러그풀(먹튀) 사태들을 언급하면서, 너는 그 돈을 잃으면 어쩌려고 그런 위험한 투자를 하느냐고 묻는다. 심지어 어떤 친구는 나에게 알만한 너조차 무지성투자를 하는 거냐며 곧 미국의 파월선생이 금리를 노빠꾸로 올릴 예정이니 얼른 빠져나오라는 조언도 해주었다.
나는 NFT를 전체 포트폴리오의
극히 일부만 투자한다
원래 개별자산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포트폴리오 배분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슨 소리인고 하면 내가 어떤 위험한 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그게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얼마의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먼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집을 팔아서 NFT를 사거나, 전 재산을 NFT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제시 리버모어급의 야수의 심장이 아니라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자산에는 총 자산의 극히 일부만을 투자하는 것이 맞다.
나는 총자산의 대부분은 부동산에 투자되어 있다. 비교적 상승 초기에 진입한 편이기 때문에 향후 하락기가 온다 해도 안전마진은 이미 충분히 확보된 상태다. 특히 특정 아파트의 경우에는 지금 현재 받은 전세금이 분양가를 훌쩍 넘은지 오래다. 그러므로 전체자산에서 일부는 대체투자, 특히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자산에 주로 투자를 한다. 예를 들면 미술품이나 가상화폐, NFT에 투자하고 있다.
나는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5% 정도는 반드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가져다주는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것도 잘게 쪼개서 다양한 투자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마치 씨앗을 뿌리듯이 말이다. 당신의 자산이 1억이라면 5백만원 정도는 꼭 이런 위험하지만 큰 수익을 가져다주는 자산에 배분을 해야 한다. 500만원이 없다고 인생의 대세가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투자안 하나가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크게 높여줄 수도 있는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의 씨앗을 뿌리는 부자의 투자
2021년 12월, 안철수 대선후보가 10년 전 한 회사의 주가가 주당 9센트일때 2천만원 정도를 벤처 캐피탈의 펀드를 통해 투자했는데, 지금 그 2천만원이 250억원이 되었다고 해서 큰 화제가 되었다. 그 회사는 작년에 메타버스로 엄청나게 화제를 모은 로블록스.
나는 여기서 또 무릎을 쳤다.
역시, 부자들은 다 똑같구나.
금융권에 10년 정도 근무를 하다 보니 업무상이 아니더라도 사적으로도 부자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부자들의 투자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는데, 바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자산에 소액을 다양하게 뿌린다는 것. 정말 그들의 입장에서는 큰 금액이 아닌 2천만원, 5천만원 이런 금액들을 정말 다양한 투자처에 뿌린다. 그 이유는 그들 입장에서 2천만원, 5천만원은 없어도 되는 금액이고, 원하는 수익이 나올 때까지 묻어둘 수 있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적게 잃고 많이 버는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부자가 된다. 당연한 이치지만 이 문장을 좀더 자세히 뜯어보자. 일단 적게 잃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내 돈"이 적게 들어가야 된다. 그리고 많이 벌려면 상단이 많이 열려있는 자산, 즉 "떡상"할 수 있는 자산을 찾아야 한다.
민팅으로만 접근한다면
NFT 투자로 잃는 돈은 민팅가에 불과하다
먼저 적게 잃는다는 관점에서 NFT는 거의 최상급의 자산이다. 몇억씩 한다는 NFT들도 처음에 창작자가 홀더(소비자)들에게 파는 것인 "민팅"을 할 때는 몇십만원에 불과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후에 그 프로젝트의 가치를 인정받아서 2차시장에서 몇 억에 팔리게 된 것일 뿐. 예를 들어 BAYC는 지금 바닥가(가장 싸게 나와 있는 매물의 가격)가 2억7천만원이지만, 2021년 4월 민팅 당시에는 0.08이더에 불과하였다. 약 30만원 정도였던 것이다.
이렇듯 민팅가는 대부분 몇십, 비싸도 몇백에 불과하다(아직까지는). 만약 내가 2차시장에서 NFT를 구입하지 않고, 보수적으로 민팅에만 지속적으로 참여한다면 내가 잃을 금액은 민팅가로만 한정된다. 내가 만약에 돈을 잃어도 몇십, 몇백에 불과한 것이다. 크다면 큰 금액이지만, 내 인생의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금액이 아닌가?
그렇지만, 수익이 나면 몇 백은 우스운 것이 NFT 시장이다. 당장 최근에도 2월에 민팅한 클레이시티는 민팅가가 71만원 정도에 불과했지만, 가장 1티어 NFT들은 1억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그럼 NFT 수익률은 왜이렇게 높은 것일까? 그 이유는 결국 전체 프로젝트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해주는 것에 비해 민팅가가 저렴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창작자 수수료, 즉 로열티가 매 거래마다 7.5%씩 발생하는 NFT 시장의 특성상 손바뀜이 많이 일어나는 것이 창작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민팅으로도 수입이 발생하지만, 이렇게 로열티 수수료도 아주 큰 수입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도 완판이 되었다고 하면 사람들이 더 몰리고 큰 주목을 받게 된다. NFT 역시 1초만에 마감이 되어서 바로 바닥가가 10배씩 높은 가격으로 오픈시에 리스팅이 되면 전 세계 사람들이 주목을 하는 컬렉션이 된다.
그리고 비트코인 고래, 이더리움 고래 같이 초기에 코인을 선점한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코인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위험에서 자산가격을 방어하기 위해 NFT에 에셋파킹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규모가 비교적 작은 해외 특정 국가 국채시장의 경우에는 국부펀드나 헤지펀드가 들어오면 금리가 떨어지고, 팔고 나가면 금리가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처럼 고래들도 자기가 특정 거래소에서 갑자기 코인을 많이 현금화 시키면 계속 코인가격을 떨어뜨리면서 거래를 하게 된다. 그래서 하락장을 대비해서 NFT를 통해 에셋파킹을 하고 가격을 방어한다고 한다. 나는 고래가 아닌 일개 플랑크톤 정도에 불과하지만, 코인 가격이 실시간으로 떨어지면 NFT 바닥가를 홀더들이 올려서 총액 기준으로는 비슷하게 유지시켜 거래하는 경우들도 종종 보았다.
나는 대부분의 경우 바닥을 긁지 않고 민팅만 주구장창 하고 있다. 물론 거의 70~80%는 실패하지만, 수요가 높은 프로젝트의 민팅에 성공하면 월급 정도는 쉽게 벌기 때문이다. 만약 내 선구안이 똥망이어서 민팅하고 가격이 떨어져도 나는 민팅가만 손실을 본다.
물론 각자의 재무상황과 포트폴리오 전략은 다르기에, 나의 방법이 정답이라고 설득하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는 안된다. 하지만 5% 이내로만 투자하고 민팅에만 참여한다면 잃을 땐 몇십만원, 딸때는 몇백 몇천인 NFT 투자. 그래서 나는 NFT 투자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출처: © kalhh,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