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에 월세 받았지만 후회한 이야기..
요새 주택시장도 거래가 많이 되지 않고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내가 처음 주택 투자를 시작했을 때는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것이라는 믿음이 득세하던 시절이라 이런 장이 아주 낯선 느낌은 아니다.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더 안좋아져서 정부 차원에서 취득세, 양도세 규제나 대출규제를 완화해준다면 좀더 상급지로 거주주택, 임대주택 모두 옮기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즉, 자산을 전체적으로 더 업그레이드 된 자산으로 리밸런싱 한다는 의미다.
언제나 다주택은 반드시 지켜내야 하고,
다주택이 계층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사다리라는 생각은
평생 변하지 않을거 같다.
그래서 아둥바둥 어떻게든 대출 끌어서 다주택이 되었고 돈을 아껴서 대출을 갚고, 대출이자나 재산세를 내고 하면서 조금씩 가계 순자산을 늘려가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나는 결혼할 때 풀옵션 오피스텔 전세로 시작했는데 덕분에 TV, 소파,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을 장만할 필요가 없었고 그 돈을 고스란히 모으면 됐다. 이후에도 신축 아파트에 입주했을 때 저런 가전들이 풀옵션으로 제공됐다.
이후 남편이 군의관으로 발령이 나면서 40년은 됐을 것 같은 낡은 군용 아파트에 살게 됐다. 당연히 풀옵션이 이런 가전들이 필요해졌는데 냉장고는 동생이 쓰던 아주 낡은 냉장고를 물려받았고, 세탁기는 중고샵에서 8만원이었나에 장만했다. 에어컨은 남편이 그렇게 더위를 많이 타는데도 돈이 아까워서 사지 못했다. 모두가 맞벌이인데 에어콘은 좀 사서 쓰라고 했었지만, 어차피 맞벌이니까 집에는 저녁시간에만 있기 때문에 사지 않고 버텼다.
이렇게 아둥바둥 아껴서 시드머니를 모아나갔고 그렇게 집을 한채씩 장만해서 3채를 가진 다주택자가 되었다.
내 노후를 내가 책임지기 위한 선택
내가 다주택을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자녀에게 물려주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노후를 대비하고자 하는 목적이 크다. 미국에서는 정유주, 통신주 같은 고배당주를 통해 노후에 현금흐름을 창출하기도 한다지만,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부동산을 통해 노후대비를 생각하는 비중이 더 높은 것 같다.
우리나라의 드라마나 시트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등장인물이 상가주택이나 원룸 건물을 세를 주고 있는 주인집 부부 아닌가? 나는 상가주택이나 원룸, 오피스텔은 관심이 없지만 적어도 아파트, 작은 건물, 세가 잘 나오는 상가 하나 정도는 보유하고 월세를 받으면서 그 돈으로 남편이랑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 비싼 부동산은
사이클에 따라 등락은 있겠지만
종국에는 더 비싸질 것
일단 희귀성, 즉 rarity의 측면에서 당연히 비싼 부동산이 더 비싸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동산은 수요가 많아져도 공급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자산이다. 당장 아파트를 짓기 시작한다 해도 3~5년 정도는 걸리기 마련이다. 누구나 선호하는 지역은 이미 오래되서 주변에 빈 땅이 희귀하기 때문에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통해서만 새 주택이 공급이 가능하다. 즉, 누구나 선호하는 지역의 주택은 이미 레어템이고 에디션 넘버가 한정된 예술작품과도 같다는 것.
그리고 둘째로는 양극화의 심화현상이다. 내 주변에도 그렇지만 갈수록 전문직은 전문직끼리, 부자는 부자끼리 결혼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맞벌이 부부들의 현금흐름이 더 커지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참고로 증가하는 동질혼 현상에 대한 지적은 20 vs 80의 사회(리처드 리브스)라는 책에서도 등장하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중상류층의 경제적 분리를 일으키는 요인은 무엇일까? 짧게 답하자면 임금과 배우자(아내)다. 인적 자본에 대한 수익이 높아지면서 고소득층의 임금은 계속 증가해 왔다. 동시에 고학력 여성들이 고학력 남성들과 함께 소득 사다리의 꼭대기에 진입했고 그들과 결혼했다.
(리처드 리브스, 20 vs 80의 사회 中)
이런 계층은 자신의 신분을 세습하고자 하는 욕구가 당연히 강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이 욕구가 보통 학벌이나 전문직업(ex.의사, 변호사 등)을 세습하고자 하는 욕구로 강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던 "스카이캐슬" 드라마 역시 부모가 의사, 변호사인 사람들이 자녀를 마찬가지로 의사, 변호사를 만들게 하려는 내용이었던 것을 상기해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이처럼 나는 더 나은 주거생활이나 교육환경에 대한 지불용의는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물론 중간중간에 사이클 상 하락과 상승은 있겠지만, 비싼 부동산은 더 많이 비싸지고 시장 참여자들의 눈길이 가지 않는 부동산은 가격이 0, 즉 팔리지 않는 상황이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30~40대에는
시세차익이 많이 날 부동산을 사서
존버하고,
50대부터 천천히 현금흐름이 나오는 부동산으로
갈아타자.
단, 부동산 사이클을 고려해서.
나중에 월세로 생활하는 것이 로망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월세가 잘 나오는 부동산, 즉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을 사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나는 32살에 내가 살던 새 아파트를 월세를 주고 이사를 했었는데, 이 때의 결정이 비싼 기회비용을 치른 잘못된 결정임을 뼈저리게 느낀다. 당시에 140만원씩이나 매달 차곡차곡 들어왔었고 저금리이기에 대출이자 부담도 없었는데 왜 잘못됐다고 생각하냐고?
나와 남편 모두 당시 32살로 동갑내기였고, 둘다 멀쩡한 직업이 있으며 앞으로 현금흐름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이 됐는데 그렇다면 당연히 시세차익을 목표로 하는 부동산을 샀어야 했다. 현금흐름이 한달에 140만원 늘어난다 해서 우리의 인생이 크게 변화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전세를 받아서 그걸로 한 채를 더 사는게 더 현명한 선택이었다.
당시에 제 주변에 그런 조언을 해줄만한 사람이 단 1명도 없기도 했고 우리 부부가 32살이라서 어렸기 때문에 생각이 짧기도 했다. 전세금을 받아서 그대로 썩히는게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그 돈으로 공모주만 꾸준히 했어도 한달에 140만원은 더 벌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열심히 공모주 했던 2020년에 1,000만원 정도 벌었었으니 말이다.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
지금 당장 살 수 없는 부동산이라 해서 관심을 끊지는 말자. 왜냐면 부동산 사이클은 계속 주기적으로 돌기 마련이기 때문에 지금은 살 수 없어도 나중에는 살 수 있게 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평소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나중에 그 자산을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의미다.
좋은 입지 부동산을 사서 30년이 지나면 일어나는 일
만약에 새 아파트라도 입지가 좋은 부동산을 30대에 사면 내가 60대가 되면 나는 퇴직을 준비해야 하지만 아파트는 재건축을 준비하는 정말 고마운 존재다.. 정말 부자 아빠보다 오히려 좋은 입지의 부동산을 싸게 사는 것이 내 노후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 만약 내가 대지지분이 많으면 1+1로 신청할 수도 있으니 내가 하나에 거주하고 하나는 월세를 받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그러니 입지를 보는 눈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꾸준히 입지를 공부하고 관찰하는 노력이 평소에도 필요하다.
참고로 나는 남들이 선망하는(=욕하는) 지역을 매수하는데 특히 대장주, 대단지 위주로 사는 편이다. 이런게 환금성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세를 계속 돌리면서 더 입지가 좋은 쪽으로 갈아타다가 50대 쯤에 퇴직 전에 현금흐름이 나오는 부동산으로 양도세, 취득세를 정책적으로 절감해주는 시점에 조금씩 리밸런싱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약간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해야 하는 구조이다. 하기야, 디플레이션을 권장하는 정부는 없는 것이 정상이긴 하다. 아무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시점에 취득세, 양도세 등에 이익을 준다면 그 때 알짜 자산을 하나씩 늘려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은퇴 전까지 대부분의 자산을 강남 쪽으로 리밸런싱 할 계획
나는지금 부동산 3채를 보유하고 있고 그중 한채에는 주담대 없이 거주하고 있는 상태이다. 앞으로 30년 시계동안 천천히 강남 쪽으로 전체적인 자산을 다 리밸런싱 할 계획이다. 다만 중간중간에 입지가치가 높은 신축(서울&성남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킬 계획이예요.
다행히 저랑 남편 둘다 30대 후반으로서 경제활동을 25년~30년 정도는 지속할 계획이기에 가계현금흐름은 아마 지속적으로 증가하지 않을까 싶다. 자녀 교육은 열심히 시킬 예정이다. 자녀의 능력이 따라준다면 자사고, 의대, 또는 미국 유학도 보내주고 싶다. 하지만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한다고 애가 좋은 입시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니 선배맘들이나 주변 엄마들의 조언을 통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 위주로 시키려 한다. 이렇듯 가계의 현금흐름을 계속 모아나가면서 우량 자산에 계속 추가투자하고 입지가치가 더 높은 자산으로 리밸런싱하려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