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주차 항암치료가 끝나고
항암치료를 끝내고 약 3개월이 지나는 동안, 제이는 완전히 평범한 고양이의 생활로 돌아왔다. 수염도 다시 자라고, 등에서 벗겨지고 있던 털도 보송보송하게 다시 났다. 잘 먹고 잘 놀고 그루밍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이어지니 나 역시 더 이상 조마조마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간 아팠던 시간이 마치 거짓말처럼 오래된 일로 느껴졌다. 제이가 내 손을 핥으면 고양이의 혀 감촉이 까칠까칠 아프지만, 항암 약을 먹지 않으니 어디든 마음껏 핥도록 내버려두는 작은 일상마저 나를 행복하게 했다.
3개월쯤 지나 병원에서 상담했을 때 짧게는 3개월 만에도 재발될 수 있으니 앞으로 몇 번쯤 CT 촬영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마 제이는 종종 건강 상태를 확인하러 병원을 오가긴 하겠지만, 마음 같아서는 더 이상 아무런 일도 없을 것만 같았다. 제이는 밥 먹을 시간이 되면 냥냥 소리를 내며 달려왔고, 화장실에서 나오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내가 침대에서 돌아 누우면 내 얼굴 쪽으로 옮겨 가면서 누웠다. 그런 의미에서 제이의 항암치료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고 끝난 셈이었다. 건강한 제이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한없이 행복했다.
우리는 일어날지 어떨지 모르는 불안한 미래에 대해서는 좀처럼 이야기하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이 평범한 시간이 기적처럼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 평화는 약 반년 정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