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가는 물고기 Jan 22. 2016

야경 - 빛을 발견하다

색을 갈아입다


<어두운 비가 내리다>


 추운 겨울, 어두운 도시에 차가운 비가 내린다.  빛이 흩어지고, 빗물과 함께 흐른다. 낯동안의 회색빛으로 내내 흘렸던 도시는 어둠을 입고 그 본연의 화려함을 드러낸다.


"왜, 야경을 그려요?"


 이런 질문을 참 많이도 받았다. 물론 야경을 그리게 된 이유는 많다. 어둠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내가 그려보기에는 좋은 습작이라 생각을 했었다.(물롤 이건 내 아주 작은 착각이었다.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이 보여 당황스러웠다.)


 글을 쓰게 되면서 다른 작가의 글을 더 많이 읽는 것처럼  그림 또한 마찬가지였다. 야경을 그리는 내내 나는 빈센트 반 고호의 야경을 눈에 닳을 정도로 많이 봤다. 고흐는 야경을 어떤 마음으로 그렸을까? 그는 평생을 가난과 결핍된 사랑으로 비참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귀를 자르고, 종국에는 미쳐 자살을 했다라고 어느 고흐의 전시장에 쓰여 있던 글을 본 적이 있다.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대략적인 고흐의 인생이다. 물론 고흐의 그림은 슬픔,고통,욕망, 그 모든 것이 녹아있다. 그럼에도 그의 그림은 전혀 불행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로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지도 모른다. 그의 야경은 어둠과 밝음을 떠난 제 3세계, 마치 0과 1사이에 무수히 많은 무리수가 존재하는 것처럼 그의 야경도 그 무리수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어두운 밤과 별빛이 만나서 만들어 내는 새로운 환타지. 그는 그런 비현실적인 세계를 사랑했던 것이 아닐까.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그의 욕망이 그토록 현란하고 광기어린 그림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무엇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었을 때, 더 정확히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자살을 결심한 것이 틀림 없다. 화가에게 붓을 놓는다는 것은 곧 죽음과 같으니까.


<별이 빛나는 밤에 >




<바람에 흔들리는 해바라기>


정말 조악한 그림이다. 그림이라고 내놓기도 부끄럽지만 그래도 나는 이 해바라기 그림들을 좋아한다. 나름 이것도 야경이다. 야경이 꼭 어두울 필요는 없다. 어차피 빛이란 밝고 어둠을 떠나 존재하는 '색'이니까.

그래서 어이없게 하늘이 핑크색으로 도배가 됐다. 정확한 시간대를 굳이 설명하자면 어둠이 시작될 무렵의 야경이라고 말하고 싶다.  보는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또한 할 수 없는 일이다. 내 능력을 탓하는 수밖에. 어차피 나는 화가는 아니니까.

 왠지 꿈보다 해몽이 좋은 느낌이 든다.



#그림#해바라기#비오는#야경

작가의 이전글 그림으로 보는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