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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가는 물고기 Jan 25. 2016

가벼움의 이야기

각트가 주는 경이로움

인간은 각트일 뿐이니끼.

각트 (Guanine, Adenine, Cytosine, Thymine)라는 DNA기호의 집합일 뿐이니까.

그런데, 가벼움 뒤로 그림자가 따라붙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거운 것을 남김없이 털어내고 비로소 자유로유졌는데, 왜 마음이 가볍다 못해 공허한 것일까.

- 최이안 에스프리 <각트의 가벼움>


***

원래 사람은 가벼운 법이야. 한 길 물 속은 알아도 사람 마음 속은 알수가 없는 것처럼 가벼움이란 '알 수없는 것'에서 시작되니까. 그것은 사람의 목숨이 파리목숨처럼 가벼울 수도 있지만 고래심줄보다도 질기고, 하루를 더 살아가는 하루살이의 기적과 같은 것이거든. 극과 극은 통하는 법이니까.

 예를 들어 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생각해봐. 그곳에는 오늘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들과 오늘 죽기에는 남은 시간이 아까운 사람이 존재해. 그런데 이상한 것은 오늘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들은 매일 오늘 죽어도 이상하지 않게 살아가고, 당연히 내일이 있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내일은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 그것으로 더이상의 이기심은 가질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을 더욱 이기적이고 포악하고, 끊임없는 불평등을 만들어내지. 고치지 못하는 병은 너무 많고, 그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차고 넘쳐나. 고작 각트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어차피 현재는 가볍게 살아야해. 삶의 끝에 있다해서 정신차리는 사람은 드물고, 정신을 차린다 한들 그 전날까지는 누구든 가볍게 살아가. 우린 각트니까. 삶은 우리가 느끼지 못할만큼 너무 가벼우니까.


이렇게 사람은 가벼운 각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어째서 그들이 모인 세상은 이다지도 무거운지. 너무 무거워서 눈조차 제대로 뜰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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