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기억
그린게이블즈 부엌은 기분 좋은 곳이었다. 흠이라면 지나치게 깨끗이 정돈되어 여느 때는 사용되지 않는 응접실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이었다. 동쪽과 서쪽에 창문이 있었다. 뒤뜰 쪽으로 난 서쪽 창문에서 흘러드는 부드러운 6월의 햇빛이 온 방안을 비춰주고 있었다. 그러나 동쪽 창문은 새파란 담쟁이덩굴로 뒤덮여 그 잎새들 사이로 왼쪽 과수원의 만발한 하얀 벚꽃과 시냇가 움푹 파인 땅에 날씬한 가지를 뻗고 서 있는 자작나무가 보일 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