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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홀든 May 28. 2017

[책리뷰]광고천재 이제석

옛날에 쓴 글.

이 글은 얼마전 안철수 광고로 이제석이 핫이슈가 되기전인 2016년 11월 초에 쓴 글을 다시 올린 글입니다.


    솔직히 이 책을 왜 사게 됐는지 모르겠다.

요즘 하루하루 뭐 재밌는 거 없을까 하던 와중에,

그냥 갑자기 그래픽 광고에 대한 호기심이 들었다.

그래서 알라딘에 들어가 '광고'라고 검색했더니 '광고천재 이제석'이라는 책이 있었다.


자기가 자기보고 천재라고하네?ㅋㅋㅋ


'광고천재'(지은이:본인)라고 써있으면서도 표지부터 너무 식상했는데,

저 옥외 광고 사진은 두어달에 한번 씩은 꼭 인터넷 어딘가에서 지나가면서 보는거라.

'뭐 그냥 한 때 언론에서 주목받던 요즘은 뭐하시는 지 모르겟는 비운의 천재인가보다.' 라는 생각 정도 들었는데, 리스트를 가득채운 광고에 대한 자기계발 서적 중에 자전적인 느낌이 드는 건 이거 한 권이었기 때문에 구매하게 되었다.


사실 광고는 여러개 본 적이 있는데 사실 나는 이 사람이 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언론이 한 번 띄워준 사람이 책도 썼구나 했다.

책을 받아 앞부분을 구겨지거나 너무 넓게 펴지지 않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읽었다.

(성공한 사람들 책들이 맨날 자기자랑하다 끝나는 걸 많이 봐서, 몇 페이지만 보고 아니다 싶으면 환불하려고)

아니나 다를까, 책의 초반부는 자기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한국 사회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지, 자기를 몰라봐주고!! 등등등 그러다가 인생걸고 뉴욕으로 넘어가 개고생을 하며 미친듯이노오오오력을 했더니, 갑자기 공모전을 휩쓸고 일약 스타가 되었다!!  

여기까지 읽고, '역시 환불해야겠다.' 했는데..


그냥 이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저비용 고효율'의 정수를 느꼈다랄까?

'1분을 10시간처럼' 나의 지론인 '저비용 고효율'과 일맥상통한다.

이 페이지 이후부터 책을 펴고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다.

삐딱하게 보면, 뭐 다름 없이 '노오오오오오오오력을 하면 된다.'로 들릴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저런 '저비용 고효율' 삶의 양식이야 말로 시간과 몸밖에 가진것 없는 자들이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계신 분들과 그나마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 역시나 이 분은 성공가도를 달리셨고, 일도 열심히 열심히 하셨다.

여기까지가 1부


세줄 요약

1. 헬조선은 역시 힘들어 불알 두쪽을 달고 떠나야겠다.

2. 그래서 혈혈단신 뉴욕으로 가서 기발한 짓 많이 하고 열심히 살았다.

3. 개고생하면서 열심히 했더니 역시 성공!


사실 여기까지는 별로 새로울거 없는 성공스토리인데,

재밌어지는건 2부에서부터다.


성공한 이 아저씨가 갑자기 뉴욕의 삶에 염증을 느끼고 돌연 귀국!

뉴욕 광고회사들 엄청 좋다고 첨에 그러다가 좀 다니다 보니 답답하다고 함. 역시 대기업은 어쩔 수 없나봄.

그래서 한국에 와서 자기 회사를 차리고 또 개고생을 함.  

근데 사실 한국살면서 개고생 안하는 사람이 어딨냐. 그냥 숨쉬는거 자체가 고생인데 이 땅은.ㅋㅋㅋ

라고 혼자 생각하긴 했음.


근데 2부에서는 단순히 자기의 멋지고 기발한 삶을 스토리 텔링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철학을 밝힌다.

자기의 소신, 꿈꾸는 세상과 포부를 시원하게 밝힌다.

내 마음대로 해석하자면 그냥 돈 쏠리는 쪽으로 쏠리는 각금의 세상이 아닌, '다이나믹'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 이건데, .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여기서부터 들었다. 나는 맨날 말만하지 행동을 안하는데

이렇게 하고싶은게 명확하고 그걸 실행하고, 시대적인 요구까지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뭘해도 하긴 하겠다 싶다. 운영하는 회사의 가치도 분명한 걸로 봐서 돈만 먹을만치 벌게 되면 잘 될거 같은 생각이 든다.

뒤로 갈 수록 '나랑 뭔가 생각이 비슷한 아저씨인데? 나도 이런 생각하면서 살지'하는 부분이 자주 나온다.

근데 나는 생각만하는게 함정ㄷㄷㄷ

동의하는 부분,  나는 저 아이디어로 사업하다 말아먹은 적이 있다.













바로 답할뻔 했는데 다음 줄을 빨리 읽어서 다행.

어쨋든 아저씨는 잘 살고 계신다고 하며 마무리. 중간중간에 실제 광고 작품 사진이 많이 수록되어있는데.

예전에 재미로 구독해봤던 '아카이브'라는 잡지를 연상하게 하는 기발한 광고들이 들어있음.

강남경찰서 창문 '부엉이'나, 고터파출소 '장난전화 김제동'같은 지나다니면서 '오 저거봐라' 싶은 것들이 다 이 아저씨가 만든거라는 것에서 왠지 그 아저씨 스타일인데..했더니 역시나 다시 한 번 리스펙.

한 눈에 보고 느낌을 알아본 나에게도 리스펙.




저자는 '크리에이티비티'라는건 별거 아니고, 그냥 기존의 생각, 일상의 것들을 뒤집는 것?

뭐 그정도라고 한다.


'크리에이티비티'가 이렇게 쉬운겁니다 여러분!


나도 더 어릴땐 참 기발한 생각과 상상이 많았던 것 같은데 어느새 적당한 생각만 하고 살게 되어 안타깝긴 함.

다 읽고 나서 빨리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도 쓰게됨.ㅋㅋ


-끝-



총평:  앉은자리에서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가독성 좋은 책이므로, 돈이 없으면 서점 코너에서 독파 가능(저자가 싫어할 수 도 있음). 근데 기대치 않은 주옥같은 내용(해석하기 나름이지만)이 중간중간 있어서 두고 가끔씩 꺼내봐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듦. 아저씨의 철학이 나와 비슷한 점에 감동받아 소장하여 정신승리에 활용할 예정. 광고 쪽에 일하거나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맨날 들었을'재밌는 이야기 책. 나 같이 외부환경에 불만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설마, 아무리 그래도 너도 뭔가 할 수 있는게 있겠지. 빨리 뭐라도 해봐'라는 메시지 하나는 확실히 주는 책. 에휴...

하고 싶은 말이 간단한 저자




11/12 사족


그냥저냥 찾다보니 발견한 표절논란.


이제석 표절논란


http://dvdprime.donga.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8431618


이제석측 반박글 


http://jeski.org/bbs/board.php?bo_table=etc&wr_id=5


이런 글들을 보며 참 답답한 생각이 많이 든다. 우리나라 사람들 종특인지 모르겠지만 왜 그렇게 오리지널리티에 광적인 집착을 하는지. 그러면 오리지날이라는게 아기가 태어나서 아무것도 안듣고 안보고 안만져본 상태에서 짠 하고 뭔가를 만들어내야만 오리지날인가?ㅋㅋ 맨날 그놈의 논란논란, 대한민국에서 매일같이 누가 더 선비인지 따지는 동안 해외에서는 그걸 만들어 팔고는 하지.

그냥 이 한 마디로 정리하고 싶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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