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첫사랑.
누군가는 마음이 아릴 그 단어.
내게는 이제 멍하니 나무를 바라보고 있을 때 바람에 밀려 떨어지는 어여쁜 나뭇잎 같은 단어.
그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내 인생에선 청춘의 시작만큼 큰 영향을 준 그 사랑 이야기.
아니, 우리 모두에게 있는 순수했던 청춘의 시절 이야기.
여름향기 같은 그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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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꼭지 좋아하지? 이거 너 먹어."
뙤약볕이 때리는 여름.
매미가 자기주장을 하며 소리치는 그날, 땀을 흘리며 언덕을 오르면서 하우는 지나에게 탱크보이 꼭지를 떼며 말했다.
"넌 맨날 이런 건 나 주더라? 그래, 이리 줘. 내가 먹을게. 그건 그렇고, 야 그때 그 남자애 얘기나 해봐. 탱크보이남~~~!"
지나는 익숙한 듯 꼭지를 받으며 호기심 넘치는 표정으로 하우에게 물었다.
"아, 걔.. 그냥 뭐. 찐따야. 별거 없는 거 같아. 근데 걔는 착하고 향기가 좋아. 나 개코잖아."
무심한 듯 말하는 하우의 표정엔 무더위를 핑계로 대도 이상하리만큼 복숭아빛 볼이 더 상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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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아이가 땀을 흘리며 언덕을 오르고 있다. 하얀 얼굴, 오뚝한 코와 적당하지만 큰 듯한 눈망울을 가진 소녀. 여리여리한 생김새와 다르게 남자애처럼 씩씩하게 무거운 가방을 메고는 오른다. 돌담을 도깨비처럼 올라가 신발을 벗고선 두근거리는 마음과 함께 문을 힘차게 연다.
"어, 왔구나. 인사해라. 오늘부터 너희와 같이 수업을 들을 하우다."
혜식 아저씨의 말과 함께 멍하니 앉아있던 남자아이들의 시선이 문으로 향한다.
"어.."
동시에 두 명의 입에서 나온 소리.
"안녕. 난 시현이야."
"..... 안녕. 난 재훈이야."
멍하게 있다 시작한 인사.
하우는 김이 팍 식었다.
'아, 재미없는 애들이네. 엄마 때문이야. 엄마만 아니면 여기 다닐 이유도 없는데 진짜..'
하지만 마음과는 다른 예의상의 인사는 이미 나온 뒤였다.
"응 안녕! 잘 부탁해."
"하우는 재현이 옆에 앉아라. 재현이가 주인공이네. 하하하! 3명이서 사이좋게 수업 들어라. 음료수 먹고 시작하자."
매미의 우렁찬 소리가 여름방학의 시작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