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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n Park May 15. 2019

영화 "논-픽션"

디지털화하는 세상에 대한 토론  - 브런치무비 패스

프랑스의 4요소는 토론, 논쟁, 시위 그리고 사랑이란 말이 있다. 프랑스인들은 스스로 세계에서 가장 지적인 국민이라고 믿고 있다. 프랑스인들은 말이 많다. 토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프랑스만의 철학교육 전통의 영향으로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능숙하게 표현한다. 영화는 프랑스다운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 준다. 사실 토론 중 언급되는 작품이나 인물에 대해 다 알 수 없어서 재미가 조금 덜 했나 그 생각이 들 정도다. 영화 <120 BPM>에서 프랑스의 토론 문화를 보았지만  <논픽션>의 토론은 실생활에서 다양한 주제로 논쟁은 하지만 큰 소리는 내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들만의 존중을 볼 수 있다.




<논픽션Non Fiction> 이라고 개봉되지만 프랑스어로는 Doubles vies란  제목도 있다. 성공한 편집자인 알랭, 그의 아내인 배우 셀레나, 알랭과의 은밀한 관계인 젊은 디지털 마케터 로르, 소설가인 레오나르, 소설가의 아내 발레리. 인물들의 직업이나 이들 사이의 유대를 밀도감 있게 그려낸다. 시나리오를 직접 쓴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전작인 <퍼스널 쇼퍼>와는 매우 다른 성격을 보인다. 코미디 톤을 보인다는 것도 특색이 아닐까 싶다. 


논픽션은 e - book과 종이책에 대한 기로에서 미래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하는 출판인 ( 알랭 ) , 창작자(  레오나르). 플랫폼의 기술자 ( 로르 ) , 독자( 셀레나 )의 입장과 생각을 사건이 아닌 대화로 진행한다. 그들의 관계 역시 진실과 거짓, 픽션과 논픽션 사이에서 안개처럼 모호하게 유지한다. 작년에 보았던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을 원작으로 만든 줄리엣 비노쉬 영화 <렛더 선샤인 인>을 보면서 불륜의 정당화란 것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논픽션> 속 불륜의 모습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섬세하고 통찰력 있게 그려내려고 한 감독의 시선이 느껴진다. 부부이지만 개인으로 존재가 불안정해질 때 그들이 위로받는 방식을 보여준다. 하지만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행위이다. 감정이 결여된 개인주의의 표현이다. 위선을 싫어하고 남녀 성 문제에 관대한 프랑스의 모습이기도 하다. 연애를 인생의 배움이라 여기고 사랑과 아름다움을 최상으로 여기며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나”를 존중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인물들을 볼 수 있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그들의 관계 속에 픽션과 논픽션 경계의 중심은 "나”이다.


네트워크 기술이 확장되고 디지털 기술이 진화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책이 소유의 시대에서 디지털 접근 방식으로 콘텐츠가 유통되어지면서 플랫폼의 경쟁을 보인다. 종이책과 E-book의 문제뿐만 아니라 소셜 네트 워크 (트위터, 블로그, 오디오북) 등을 두고 구독의 시대에 대한 이야기 하고 있다. 결국 이런 구독 경제의 부상은 독자와의 관계를 개선하라는 신호까지 보낸다. 디지털에 둔감한 소설가 레오나르는 그의 창작에 있어서 도덕적 질문과 창작의 한계에 대한 질타를 오프라인에서 받는다. 오디오북도 4차 산업 혁명 전쟁의 격전지를 예고하고 있고 문자의 시대를 뛰어넘어 구술 시대의 본격화를 이야기 한다. 디지털화된 세계는 문화에 대한 접근을 민주화하는 동시에 전통적 가치관도 모호하게 한다. 책의 외연 축소와 책이 지닌 권위를 약하게 하는 디지털화로 인한 변화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디지털화는 종이책을 죽이지 않았고 행복한 사건으로 마무리함으로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 물살에 몸을 맡기는 것뿐이다” 감독은 고백한다.




5월 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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