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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n Park Jul 24. 2019

완벽을 위한 끝없는 탐구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브런치 무비 패스 

맛있는 음식만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편하고, 재미있고, 가치 있는 음식을 소비하는 경험을 통해 음식을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즐거움, 행복,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시대이다. 음식에 어떤 가치를 담을지, 음식을 통해 먹는 이에게 어떤 경험과 즐거움을 줄 것인지에 대한 화두로 트렌드는 급속히 변해간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서 주목받고 있는 사람이 알랭 뒤카스이다.


알랭 뒤카스는 “모던 프렌치”의 창의성을 발전시킨 대표적인 셰프이다. ‘모던 프렌치(Modern French)’는 누벨 퀴진 (식재료 본연의 특징을 살려 가볍게 요리하며 조리 시간을 단축하고 음식의 양을 적게 하되 시각적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접시 위 미학’이라 불리는  프랑스 요리 사조)의  특징들을 바탕으로 발전한 것이다. ‘프랑스 각 지방의 전통적인 고유 요리들을 골고루 응용한다’ ‘적은 양으로 서비스하되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게 한다’ ‘원재료 자체를 더욱 잘 즐길 수 있는 조리법을 개발한다’ ‘창의적인 디스플레이를 선보인다’ 등이 모던 프렌치의 특징이다.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요리사 알랭 뒤카스의 2년간 기록이다. 마닐라, 교토, 리우, 홍콩, 도쿄, 파리, 뉴욕을 돌며 그가 갖고 있는 20개가 넘는 전 세계의 레스토랑의 총지휘자로의 모습, 식재료에 대한 철학, 그의 열정과 도전들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요리사 알랭 뒤카스가 직접 요리하는 모습은 일본에서 쇼에 잠깐 출연하여 시연한 것이 전부이며 가족인 아내와 자식을 보여주지 않고 사생활이란 영역을 철저하게 제외시키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브라질의 카카오 농장과 중국의 캐비어 양식장 장면에서 알랭 뒤카스의 감정 표현은  어떤 영화 주인공보다 드라마틱하다. glocal(글로컬)이란 단어로  그가 전 세계에 레스토랑을 내고 경영하는 방식을 나타낸다. ‘세계를 향하면서 지역 설정에 맞춘다’라는 뜻인 글로컬을 그의 레스토랑에 적용하여 세계 어디서나 현지화가 가능했다. 알랭  뒤카스는 셰프라는 직업을  “사람과 자연의 연결고리” 라 정의했다. ‘자연주의’는 알랭 뒤카스의 요리 철학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다. 첫 미쉐린 3 스타 요리에 화려한 요리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돼지고기와 감자를 내놓았고 육류를 줄이고 채소 위주의 메뉴로 점차적인 변화를 시도하였다.



알랭 뒤카스가 음식의 예술적인 면과 비즈니스에 대한 솔루션과 날카로운 시각을 가진 사람이란 걸 잘 담아냈다. 요리사, 요리 책의 저자, 세계 곳곳의  레스토랑  대표, 푸드 데코레이터, 라이프 스타일 디자이너, 교육자  등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도 끝없이 가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이야기한다. 역사적 장소인 베르사유 궁전에 레스토랑 오레(ore)가 탄생하는 과정이 스토리의 큰 기둥이다. 세심하게 준비하는 메뉴, 직원들의 유니폼과 머리 장식, 식기와 테이블 세팅을 진두지휘하며 전통의 재구성이 아닌 전통을 연상시키는 요리, 전통을 모방하지 않고 영감을 주는 요리를 선보이는 과정 속에 그의 고찰하는 모습이 깊어진다.



2015년 9월 베르사유 궁전을 두고 호텔 사업자 공모전이 열렸고 프랑스 국내외 20여 개 업체가 참여하였다. 호텔 레스토랑 운영권은 ‘알랭 뒤카스'에게 돌아갔다. 그가 대단한 경쟁에서 이긴 승자라는 사실보다 알랭 뒤카스가 앞으로 걸어가는 대단한 도전에 초점을 두고 영화는 시작되었다.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의 홍보 문구로 도배되는 미슐랭의 별은  많은 이들의 관심사다. 하지만  ‘미식’이라는 탈을 쓴 ‘식탐’ 욕구가 자리하고 있다는 이면을 무시한 것 같다는 비난이 있다. 시간과 돈을 소비하는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별이 되어 가고 있음도 보는 내내 위화감이 드는 지점이다. 하지만 알랭 뒤카스는 셰프란 직업이 가진 사명을 다양하게 활용하였다. 친환경 활동에 앞장서며 경제적 어려움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모습을 영화에 담았다. 교육자로 필리핀의 아이들을 도와 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리우 올림픽 때 올림픽 빌리지의 재활용 음식을 활용하여 길거리의 사람들을 위한 음식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하였다. 동료이자 후배들의 존경이 대상이자 멘토가 되는 이유가 있다. 영화는  알랭 뒤카스의 요리 철학에 대한 기록이며  앞으로의 비전을 그린다. 재료의 본질 즉 알랭 뒤카스란 인물에만 집중한다.





8월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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