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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n Park Sep 16. 2019

인생 전환 프로젝트, 100일 챌린지

 영화  " 100일 동안 100가지로 100퍼센트 행복찾기 "  


오프닝에서 이전 세대가 가지고 있었던 물건의 가짓수를 보여준다. 평균적으로 증조부모 세대에는 57가지, 조부모 세대에는 200가지, 부모 세대에는 600가지의 물건을 소유하며 살아갔다. 그리고 현대의 우리들은 평균 10,000가지의 물건으로 생활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경제구조 속에서 보다 많이 소비하는 것이 미덕인 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폴(플로리안 데이비드 핏츠)과  토니(마티아스 슈바이그호퍼)는 어릴 때부터 친구이다. 베를린에서 함께 스타트 업을 설립하여 그들이 개발한 것을 해외 IT 투자자에게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샤워, 커피, 머리카락 빗질, 순서대로 행하는 자기 관리형 인간 토니와 한정판 운동화를 포함하여 온라인 경매에서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사기 위해 집중된 폴의 모습은 현시대의 모습이다. 이상주의자 폴은 자신의 개발한 프로그램인 ‘나나’가 대화할 사람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도움이 된다 믿고 , 토니는 폴을 데이터 인텔리전스 피실험자(subject)로 이용하여 부자가 되는 꿈을 꾼다. 1,400만 유로라는 빅딜 성사 후의 축하 파티에서 술과 분위기에 취해 신경전을 벌인다. 모든 것을 버린 후, 하루에 한 가지 물건을 돌려받으며 100일을 버텨야 하는 ‘100일 챌린지’ 내기를 하는 좌충우돌 버디 코메디물이다. 핀란드 감독 페트리 루카이넨 (Petri Luukkainen)의 다큐멘터리  "MY STUFF (2013) " 자체 실험의 내용을 아이디어화한 영화이다.


'당신이 소비하는 것이 당신의 정체성이다’라는 말이 있다. SNS  과시를 위한 소비현상이 넘쳐난다. 나를 둘러싼 물질세계가 나의 자아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사들이고 쌓아온 물건의 총합이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을까? ”란 의문으로 시작한다. 이 영화는 소비를 비판하고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과 행복하지 않은 것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깊게 파고든다. 자본주의가 지속적인 소비 조장을 위해, 혹은 경쟁 구도와 위화감을 조성하여 만들어낸  인공적인 행복의 척도는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적인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 많다. 내가 많이 가지고 있어도 더 많이 가진 누군가가 나타나면 불행하다고 느끼게 된다. 행복 자체도 경쟁이다. 물질적인 가치를 통한 행복이란,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 마시면 마실수록 더 목마르고, 더 마셔야만 한다. 행복의 요인은 사회적 관계, 배움의 즐거움, 삶의 의미와 목적, 작은 일상에서 긍정적인 것을 인식하는 태도 등 드러내고 보이지 않은 것일 수 있다.


 





'토끼와 고슴도치 이야기(우리가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와는 달리 고슴도치는 쏙 닮은 다른 고슴도치를 결승점에 몰래 두고 토끼를 속여 이긴다. 토끼는 매번 이 꾀에 넘어가 자신이 졌다고 착각한다 ) '는 독일 전래 동화이야기, 2017년 총선 이후 양대 중도 정당의 쇠퇴로 우파 약진에 대한 우려 섞인 유머(점차 가열되는 독일의 분열상),  스타워즈,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TV 시리즈인 환상 특급 (The twilight zone 1959) 이 레퍼런스로 나온다. 로프트로 보이는 폴과 토니의 주거 공간, IT 스타트업 사무실의 색감, 인테리어, 패션이 주는 힙한 베를린의 모습은 눈을 즐겁게 하며 세련된 음악도 분위기를 이끈다.



갑자기, 그들의 일상생활은 큰 문제에 부딪쳐 엄청나게 복잡해지는 듯 보이지만 엄청나게 단순해진다. 일상생활에서 유용하지만 필요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자신의 인생이 어느 사건, 혹은 순간을 계기로 극적인 전환을 거쳐 질적인 변화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토니는 쇼핑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여인 루시 (미리엄 스테인) 와의 사랑을 이루고 폴은 무소유의 불편함에서 발견한 본인 모습을 인정하며 삶에 실제로 필요한 것을 재발견한다. 소유하던 것을 버리고서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감정들은 무너지고 폴과 토니는 서로 존재의 가치를 더 견고하게 한다.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의 해결책이 뻔해 보이긴 하지만 코믹한 영화적 상상으로 전했던 메시지는 심플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에겐 유용한 가치이다.



컬처데이 쇼케이스에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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