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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n Park Sep 24. 2019

고독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는 여정 "애드 아스트라"



애드 아스트라(Ad Astra). 라틴어로 원 문장은 “Per aspera ad astra”이다. 달 탐사의 첫 임무를 맡고 우주로 향한 아폴로 1호 영웅들을 기리는 말로, 케네디 우주센터 기념비에 새겨져 있다.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란 뜻이다. 근 미래를 배경으로  미 육군 소령 로이 맥브라이드 (브래드 피트)는 우주의 지적 생명체를 찾기 위한 리마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실종된 아버지(토미 리 존스)를 영웅이라 믿으며 우주 비행사의 꿈을 키웠다. 어느 날, 로이는 이상 현상으로 우주 안테나에서 지구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고 인류를 위협할 전류 급증 현상인 써지의 사태가 자신의 아버지가 벌인 위험한 실험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로이는 아버지를 찾아 막아야 한다는 임무를 맡고 우주로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가장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도 BPM이 80을 넘지 않는다는 로이는 자신의 기억에서 소중히 여기는 아버지가 선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두려움, 우주의 위엄과 탐험하는 데 따르는 외로움을 화면에 담아 표현하였다. 영화 <인터스텔라> <덩케르크>의 촬영 감독을 맡았던 호이트 반 호이테마 (Hoyte Van Hoytema )는 온전히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마술을 부렸다. 시각 효과로 인해서 스토리에 방해되지 않는 것을 중요시하였다. 주로 Panavision 카메라와 렌즈를 사용하여 Kodak 35mm 필름으로 촬영되었다. 태양과 행성과의 거리를 조명의 색상과 강도로 표현하여 오렌지빛의 화성, 푸른빛의 해왕성을 눈 앞에 펼쳐 놓았다. 우주선 내부, 광대한 해왕성 행성 고리, 어두운 지하 화성 호수, 금으로 코팅된 헬멧에 반사된 왜곡, 로이의 눈동자, 폭발, 추락 등 화면의 구성은 놀랍도록 세밀하다. 무엇보다도 질감의 표현이나 낮은 중력을 표현하기 위한 초당 프레임수를  변환한 것은 우주란 대상에 경외감과 신비로움을 한껏 더했다. 애드 아스트라는 SF영화이지만 스크린 촬영과 CG 분량이 적은 작품이다. 사실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서 세피우스호 우주선으로 가는 통로는 LA 다운타운에 있는 기차역과 거대 터널에서, 화성의 지하 도시는 폐발전소에서, 달 분화구 추격전은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이다.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만약 우주에 아무것도 없고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공허함만 있다면 어떨까란 생각이 출발점이 됐다 " 고 말한다.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전체적인 서사를 심사숙고하며 그려냈다. 심연으로부터 소리를 내고 있는 로이(브래드 피트)의 고뇌는 먼 우주와 함께 더 깊어진다. 우주를 다룬 영화인데 로이를 위협하는 것은 외계 추정물질이나 거대한 우주의 힘이기보단 인간으로 추정되는 해적이거나 인간과 가장 닮은 유인원, 세피우스호 승무원들이다. 초반에 로이는 써지 현상 때문에 추락으로 죽음의 위기에 봉착한다. 그 써지 현상은 아버지의 실험으로부터 일어났다. 아버지의 욕망은 써지 현상을 만들어 냈고 결국 아들인 로이를 끊임없이 위협하게 된다. 아버지의 헛된 욕망은 끝까지 놓지 않으려 한다. 자기가 정해 놓은 규범 속에서 성취를 이루려 하는 아버지의 세계는 또 다른 세계와 충돌을 한다. 욕망이 자라면서 공허함과 끊임없이 싸움을 벌인다. 아버지에게 지구는 매우 작은 행성이 되었다. 하지만 그 작은 것에게서 멀어져 버린 아버지의 세계는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렸다. 아버지와 아들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비현실적인 목적의식에 집착하는 아버지 행위에 질문을 던진다. 우주에서 목적을 찾기 위해 의도치 않게 가혹한 일을 벌인 아버지를 답습한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면을 파헤칠수록 고립되고 외롭다. 그 근원적인 고독은 아무와도 공유하기 힘들다. 그 짐을 짊어진 채 떠난 로이의 여정은 또 다른 도전이자 치유였다. 우주에서 살기 위해 거친 숨소리를 가쁘게 내뱉던 로이의 울림이 깊게 각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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