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rin Park Sep 07. 2018

영화 “ 대관람차”

물고기가 본 우주의 < 목소리와 기타 >


물고기는 루시드 폴 팬페이지 < 물고기마음>의 팬을 지칭하는 표현이며 < 목소리와 기타> 는 루시드 폴이 수년째 해온 공연의 타이틀이다.




영화 <대관람차>는 “슬로우 뮤직 시네마”를 표방한 뮤직 비디오 같은 영화이다.


백재호 감독과 공동 연출한 이희섭 감독은 “루시드폴의 음악은 내가 지치고 힘들 때 좋은 친구가 한적한 길을 걸으며 편안한 얘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며 루시드폴 음악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상에는 루시드 폴의  세 곡의 음악이 흐른다.


제목이 되는 세계 최대 규모, 지름 100m 높이 112.5m의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대관람차 (Tempozan Ferris Wheel /テンポウザンダイカンランシャ)는 영화의 풍경이 되며 오사카에 위치해 있다.

오사카의 평범한 일상 같은 모습이 영화의 초반에 주윤하(주 1 )의 목소리로 흐르며 화면을 채운다



가수 루시드 폴 곡과 영화의 연관성은
오랜 루시드 폴의 팬인
글 쓴이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감상임을 밝힌다.

사진 제공 안테나뮤직

  

<명왕성>

이 곡이 수록되어 있는 루시드폴 7집에는 “주저흔”이 있다고들 한다.

루시드 폴은  2015년 당시 세월호를 떠오르는 현실의 모티브로 곡을 만들었다 하지 않았고 듣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해석에 맡긴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당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위한 노래(아직 있다. 4월의 봄) 가 담겨 있고 “무척 어려운 이유로 이제 날 잊었다고들 해. 나를 부르면 차가운 몸을 이끌고 안녕, 안녕, 인사했지만 이젠 들리지 않는 것 같아”(‘명왕성’) 등도 ‘그날’의 일들을 연상하게 한다.

무려 하트 모양이 새겨진 별! '명왕성'은 더 이상 기억되지 않는, 그러나 언제나 존재하는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다.



명왕성은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모든 것이 의문인 행성이듯 우주(강두) 에게 과장이었던 대정(지대한) 은 온갖 의문 투성이의 말과 500원의 동전만 건네고 행방이 묘연하다.

심지어 회사의 일을 망쳐 버린 인물로 표현되기도 하는 대정은 꿈을 찾아서 노래를 부르며 세계를 떠돌겠다고 한다.

주인공 우주 (강두)가 찾고 있는 대정 (지대한) 과장님에 대한 상실의 의미, 부재가 담겨 있으며 또한 간절히 그의 행방을 찾아 만나고 싶어 하는 맘이 담겨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었다.



<물이 되는 꿈 >


이우성 시인은 ‘물이 되는 꿈’과 ‘나의 하류를 지나’에 대해 “힘을 빼고 쓴 가사라고 하며 많은 말을 하려고 하지 않고 단순하고 반복되며 이미지가 굉장히 적은데 그래서 확장하는 것 같다”며 “나는 하얀색은 하나의 색이 아니라 색의 근원 혹은 시작이라고 믿는데, 가사가 하얀색의 상태를 지향할 때 듣는 이들은 다채로운 색을 상상하게 된다”라고 극찬했다.

김현 시인은  “있지 않은 말로 더 많은 걸 들려주는 노래”

이민하 시인은 시각적 이미지의 나열만으로 역동성을 획득하는 것은 우리를 상상에 참여케 하기 때문이다. 사물의 경계를 지우는 확장과 회귀, 그리고 무한 반복. 그것이 ‘물이 되는 꿈’의 형식이며, 그 가능성의 궁극엔 자유와 화합이 있다. 착한 꿈. 착한 노랫말. ‘물이 되는 꿈’은 기적도 아니고 마술도 아니다. 다만 한 방울의 아름다운 詩다.  (주 2)

시인들이 평가하는 노래 “물이 되는 꿈”이다.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았던 앨범의 곡 중 하나이며 마종기 시인의 "물빛"에 영향을 받은 노래이다.

우주가 “피어 34” 에서 아버지를 모시러 가버린 하루나(호리 하루나) 없이 혼자 부르던 노래이다.


오사카에 출장을 왔다가 뜻하지 않은 일로 회사를 관두고 머물게 되면서 그의 대학시절의 꿈을 회상하고 노래하게 된 우주는 이 노랠 왜 불렀을까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기타를 매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남자를  따라가다 기타 소리에 이끌려 이 곳에 머물면서 우주는 어떤 꿈을 꾸게 된 걸까?

물이 되고 빗물이 되고 냇물, 강물 그리고 바다, 하늘 결국 물이 되는 꿈을 꾸는 가사처럼 우주의 내면에 숨겨진 자아를 드러내는 노래가 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타의 선율은 노래를 부를수록 활기와 숨이 불어지게 된다.

영화의 배경과 직업의 특성상 한국인인 우주에게서 일본 특유의 정서인 혼네와 다테마에가 몸이 베인 모습을 보게 된다.

속마음과 겉마음에서 방황하는 우주가 내가 되는 꿈을 꾸는 표현을 한 노래가 아닐까 싶다.



<안녕 >

2년 만에 낸 정규 앨범 8집 수록곡이고 특이하게 루시드 폴이 쓴 첫 에세이 안에 들어 있었다.

곡마다 에세이가 담겨 있는데 <안녕, >은 <땅으로 내려온 날개>란 제목으로 새에 관한 사진과 에세이가 담겨있다.

<안녕,>에도 쉼표가 들어갔다. 그냥 ‘안녕’이라고 쓰니까 ‘Goodbye’ 느낌이 나서 쉼표를 찍었다 한다.

자신의 속도에 맞춰 살기 위해서 루시드 폴은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그 길로 가지 않고 제주에서 농사를 짓고 오두막을 세우고 글을 쓰고 노래를 발표하고 공연을 한다.

갈 곳을 잃어버리고 무언가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의 노래는 기본적인 따스함을 주고 위로를 준다.

그렇다고 완전히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사회 이야기도 담으려 한다.

4.3 에 대한 노래를 불렀고 그 이전에도 용산 참사나 세월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노랠 발표 했다.

루시드 폴의 정서를 담고 싶었던 감독의 마음이라면 노래 <안녕,>은 아무래도 속도에 지쳐 상실과 방황, 외면을 겪는 주인공들을 위한 노래일 듯하다.




영화 <대관람차>는 꿈보다 현실에 타협하는 현대인에게 아픔을 치유하고 다시 꿈꾸게 해 준다.

특유의 평온함이 감도는 기운으로 위로를 주는 루시드 폴의 노래는 다시 <대관람차>란 영화로 재해석되었다.

루시드 폴은 가창력이 뛰어난 기교가 있는 가수가 아니다  

배우 강두는 진심을 다해서 노래한 흔적을 영화에서 보인다.

강두의 대사 호흡이 짧은 건 일본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인 역할이라서 오히려 단점으로 크게 부각되어 보이지 않았다.

오사카를 배경으로 한일 양국 넓게는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과도 교감을 이룬다.

하루나가 비록 노래를 크게 잘하지는 않지만 아버지에게 노래로 마음을 전했듯이  대관람차는 세련된 수사없이 음악을 통해서 우리에게 마음을 전하는 영화이다.

속도를 강요하지 않고  선함도 또한  부지런함도 강요하지 않는다.

로드 무비이면서 다 큰 어른들을 위한 성장영화이기도 하다.

다시 기타를 잡고 노래하는 우주와 어느 곳에서 멋지게 노래하고 있을 대정이 형 같은 우리를 꿈꾸게 하는....





오랜시간 좋은 시간 함께한 팬 페이지 < 물고기마음 >  물고기님들과 제주의 폴에게  



주 1 ) 주윤하의 행보는 인디밴드  보드카레인의 보컬에서 재즈 보컬리스트로 가는 듯하다.


주 2) 2014년 문학작품 전문 출판업체 문학과 지성사와 소셜 음악 감상 서비스 업체 카카오뮤직이 한글날을 맞아 공동 진행한 <노랫말이 아름다운 뮤지션> 설문 중 가장 많이 시인들에게 언급되고 있는 루시드 폴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애플의 유저가 본 영화 "서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