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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n Park Aug 10. 2020

액션으로 폭발하는 감정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직접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대신 충분히 상상하게 하는 폭력의 핏빛에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긴장은 이루어진다. 혈육으로 연결된 아이를 구하려는 속죄의식과 자기 구원을 가진 인남(황정민)과 형을 죽인 인남을 향해 복수보단 자족에 가까운 살인을 저지르는 레이(이정재), 그리고 철저하게 배역에 대해 준비한 박정민이 연기한 유이를 통해서 전사(前史)나 서사 대신 캐릭터의 힘으로 극을 이끈다.




촬영감독, 모그의 음악에 가려진 또 하나의 공을 돌리자면 조명이다. 배일혁 조명감독이 필모를 보면 <아가씨>와 <무뢰한>, <신세계>, <부당거래>등이 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세트 촬영이 거의 없다. 쫓고 쫓기는 공간적 스릴을 살리기 위해 조명은 공간감을 살렸으며 표정과 감정을 담아 얼굴의 명암을 표현했다. 클로즈업한 피와 땀이 범벅된 얼굴을 인상적으로 표현하여 치열함을 굳이 설명이 필요 없게 만든다.



특정 액션 장면은 슬로로 연기하고 고속 프레임으로 촬영하여 편집 후반 작업 시 정상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주로 스타일리시함을 강조하는 여행, 광고, 익스트림 스포츠 영상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빈도가 반복될수록 속도감이나 타격감에 영향을 주어 첫 느낌의 신선함을 잊게 하고 반복의 피로함과 식상한 느낌을 주었다. 대역을 사용하지 않고 리얼 액션을 그린 점이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인데 장점을 상쇄시킨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다양한 영화 요소로 시네마 언어를 표현하였다. 레이의 의상과 사용한 무기 등으로 인물의 성격을 보여준 것도 흥미롭다. 시, 청각으로 정서와 긴박감을 표현하였다. 방향성을 정해 두고 인남은 오른쪽에서 왼쪽, 레이는 반대 방향으로 공격을 하게 그려졌다. 대사가 없이 액션만으로도 감정이 폭발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엔 반영 숏, 액션의 카메라 워크, 장면의 구도, 부감 숏 등 홍경표 촬영감독의 감각적인 촬영과 시너지를 이루는 모그의 음악이 큰 역할을 한다. 인남과 레이의 추격 액션은 조폭, 양아치, 부패한 경찰 등 다양한 잔가지들을 과감히 무력화시킨다. 선택적 집중을 잘 보여준 영화이다. 현실의 냉혹하고 비정한 일을 감상에 빠지지 않고 간결한 문체로 묘사한 문체를 하드보일드라고 한다. 이 영화는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이란 타이틀을 붙였는데 그 점에 감상 포인트를 잡는다면 즐기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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