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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n Park Jan 05. 2021

살아남기가 목적인 스릴러를 제대로 구현한 영화 <런>

극장서 영화를 보기 전에 스포일러를 당했다. 매체기사의 제목 스포라서 그냥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냥 스크롤 내리다가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


하지만 나는 괜찮다. 영화 <런>은 추리물이 아니다. 따라서 지성을 통해서 범인 찾기라는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감성에 호소해서 주인공의 살아남기가 목적인 스릴러이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올스타 엔터테인먼트>


영화 <런>은 흔한 소재를 이용해서 클래식하고 정통적인 방법으로 서스펜스를 구축한다. 1/3 지점에서 딸 클로이(키에라 앨런)는 이 모든 의심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관객들은 이 상황에 대해 알고 있고 주인공인 클로이는 진실을 찾아 헤맨다. 집을 둘러싼 하우스 호러물처럼 양념을 쳐서 긴장을 더한다.  관통한 불안과 긴장감은 점점 고조되고 감정 이입에 몰두한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은 극적 아이러니가 필요한가요? “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감독의 전작 <서치 Searching 2018>에서처럼 무언가 숨겨 놨을까 봐 눈을 못 떼게 하지만 90분의 시간은 끝났다.


극의 카메오의 등장도 흥미롭다. 안내전화 목소리로 등장한 남자가 차간티 감독이고 브루클린 남자 목소리는 영화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스파이더 맨 파 프롬 홈>에 출연한 배우 토니 레볼로리이다. <서치 Searching 2018>에 출연한 존 조의 모습과 목소리도 등장한다. 또한  <서치>에서 마고의 엄마로 나왔던 사라 손은 마지막에 병원에서 클로이에게 크래용을 쥐어주던 간호사로 나온다.


전작 <서치 Searching 2018> 못지않게 많은 단서들이 있다. 컬러가 의미하는 것, 차간티 감독이 현재 기획 중인 시리즈인 "fake news"를 극장에 걸려 있는 영화 제목으로 활용하는 등 그 영민함은 여전히 이 영화에서도 돋보인다. 아나쉬 차간티 감독은 스티븐 킹의 소설 속의 지명이나 이름, 다른 감독의 영화를 레퍼런스로 삼고 있다. 스티브 킹의 소설을 영화화 한 <미저리>의 주인공인 캐시 베이츠를 약사의 이름으로 썼다. 비주얼 레퍼런스로 삼은 것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과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작품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특히 이 감독들의 영화인 <사이코>와  <언브레이커블>을 거론한다.


익숙한 스릴러물이란 탈을 쓰고 연기자들의 열연과 연출의 힘으로 밀고 나가는 영화 <런>이지만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듯하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유니버스처럼 차간티 감독의 유니버스를 만들 가능성이 보인다. 특히 딸 클로이 (키에라 앨런)의 종반부 변화는 그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하다.


엄마 다이앤(사라 폴슨)의 상태를 비뚤어진 모성보다는 차가운 공감 쪽으로 인간의 본성에 대해 더 깊이 들어갔어도 재밌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런>은 인물들의 다음을 궁금하게 하는 만들었고 그걸 실현했다. 위기에 빠진 누군가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맘을 갖게 하면서도 마음 한편을 서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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