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 vs. 부성애
여성의 경우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로, 제 아내가 그랬듯 ‘모성애’가 어디선가 뿅 하고 나타나는 마법에 걸리는 듯합니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의 '정신적인 동요'만으로 부성애가 생기는 건 쉽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를 어떻게 가졌고 또 얼마나 간절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요.
”돌아오지 않는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수 있어!”
저의 경우, 현명한 아내가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수 있다기에 ‘순도 100%의 노력’으로 완벽 무장하고 육아에 동참했었습니다. 이에 영업 사원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혜택인 ‘시간의 자유’를 적극 활용했고, 결과적으로 35개월 된 딸아이가 무엇을 하든 아빠를 끔찍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도와준다’는 표현 한 번 잘못 썼다가 크게 혼나고, 그 토라진 맘 달래느라 두 번 고생하는 게 흔한 ‘육아하는 남편’의 일상입니다. 세상은 바뀌었지만 배운 적도 없고, 연습해 본 적은 더욱이 없는 육아이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구요. 또, 태생적 다름으로 인해 알면서도 실수하는 게 남성들이고 말입니다.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극한 경험 '육아'
경험해 보고 나서야 깨닫는 게 정말 많다지만, 그중 육아는 단연 으뜸입니다. 육상으로 치면 우사인 볼트 같은, 육아는 다른 경험들을 비웃듯 모조리 다 제쳐버리는 비교 불가한 강력한 경험입니다. ‘이성적인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저는 ‘우선’ 육아에 최선을 다해봤습니다. 물론, 아내의 노력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말이죠.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단순한 고민이 아닌 남자와 여자의 근본적인 다름을 고민했고, 호르몬의 변화가 동반하지 않는 남성의 '부성애'는 ‘노력’이 핵심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단순히 보고 싶은 그런 감정으론 표현이 안 되는, 살면서 이렇게 벅찬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하는 감격 속에 살고 있습니다.
남자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면 한없이 편할 수 있는 게 육아입니다. 하지만, 기왕 하는 거 전면에 나서서 해보는 게 어떨까 싶네요. 남편분들께선 단순히 아이가 있어 찾아오는 기쁨 말고, 적극적인 육아의 결과로 찾아오는 행복과 기쁨을 느껴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위대한 우리 엄마들께서는 부성애의 근본적인 한계를 조금만 이해하고, 우리 아빠들을 잘 다독여 줬으면 합니다.^^